현대경제연구원 '신흥국 채권시장발 금융불안 가능성'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신흥국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자본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일 '주의가 필요한 신흥국 채권시장발 금융불안 가능성'이란 보고서에서 글로벌 통화 긴축으로 달러 유동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신흥국에 유입되는 유동성이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보다 금리가 높은 신흥국들이 먼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제기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신흥국은 올해 3분기에, 미국은 내년 1분기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흥국에는 한국과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12개국이 포함됐으며 이중 한국을 제외한 6개국이 3분기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올해 3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신흥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 12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 차이를 보면 지난해 1월의 경우 신흥국이 미국보다 2%포인트(p) 높았지만, 올해 5월에는 차이가 0.7%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연구원은 "신흥국과 미국 간 국채금리 차이가 축소되고 있는데 내년 1분기까지 통화정책 기조 차이로 수익률 차이가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구원은 신흥국 총부채(가계·기업·정부부채의 합)가 101조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신흥국의 부채상환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통화 긴축이 지속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절하되고 자본유출이 발생할 경우 채무상환 부담과 대외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해 신흥국 부채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또한 연구원은 2005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21개 신흥국의 채권·외환·주식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신흥국 스트레스 지수'를 산출한 결과 지난해 10월 83.7포인트였던 이 지수는 지난달 49.6포인트까지 내려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채권시장 스트레스 지수(88.8포인트)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32.8포인트), 코로나19 사태 당시(44.4포인트)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은 "고강도 통화 긴축 여파로 주요국 중심으로 금융불안이 재발하는 경우 신흥국의 통화가치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며 "신흥국 투자를 고려하는 국내 기업의 겨우 신흥국의 취약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등 기존 투자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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