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올해 일본의 여름은 유난히 덥다고 합니다. 도쿄에서는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열대야로 인해 밤에도 후끈후끈한 열기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지난 29일밤 도쿄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스미다강(隅田川) 주변에는 1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습니다. 일본의 여름을 대표하는 진풍경인 불꽃놀이를 보려는 인파였습니다.
올해로 제46회를 맞이한 스미다강 불꽃놀이는 코로나19로 한동안 개최가 중단됐다가 4년 만에 다시 열렸습니다.
불꽃놀이는 도쿄의 유명한 사찰인 센소지와 일본에서 가장 높은 구조물인 스카이타워 주변에서 진행됐습니다. 두 곳은 평소에도 관광객으로 붐비지만, 이날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축제 실행위원회는 이전보다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해 곳곳에 경비원을 배치하고, 교통 당국은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렸습니다.
불꽃은 오후 6시 15분께부터 발사되기 시작했고, 8시 25분께는 수천 발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이날 스미다강 하늘 위로 쏘아 올린 불꽃은 약 2만 발에 달했습니다.
함께 어울려 즐기는 불꽃놀이에 갈증을 느꼈던 사람들은 형형색색으로 밤하늘을 물들이는 환상적인 불꽃을 바라보며 탄성을 질렀습니다.
일본 언론사들은 30일 발행한 조간신문에 스미다강 불꽃놀이 사진을 크게 싣고 '여름의 풍물시(風物詩)'가 돌아왔다고 전했습니다.
풍물을 노래한 시를 뜻하는 풍물시는 일본에서 특정한 계절을 상징하는 행사나 사물을 지칭할 때 자주 사용합니다.
일본 각지에서는 다음 달에도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시기가 맞는다면 한 번쯤 무더위를 잊게 하는 불꽃놀이를 감상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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