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동차 이용 감축 등 녹색정책 흔들…총리 "나는 운전자편"

입력 2023-07-30 20:46  

英 자동차 이용 감축 등 녹색정책 흔들…총리 "나는 운전자편"
"주택가 비거주민 차량 통행금지 재검토"…노후 공해차 금지 논란
총선 앞두고 2050년 탄소중립 정책 갈등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정책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30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지 일요판 인터뷰에서 "나는 운전자 편"이라면서 주택가 비거주민 차량 통행 통제 정책(LTNs)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정책은 주택가에 비거주민 차량이 지나지 못하게 해서 자동차 대신 자전거, 대중교통 등의 이용을 늘리는 것이 목적으로, 2020년부터 런던, 브리스틀, 버밍엄 등의 일부 지역에 도입됐다.
아이뉴스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00곳이 설치됐고 50곳은 폐지됐다.
이를 두고 차량 통행량을 줄이고 해당 지역 공기 오염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과 운전자들의 자유를 침해하고 주변 주택가 차량 통행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엇갈린다.
일부 보수당 의원들은 "사회주의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영국에선 물가 급등 등으로 서민 생계가 팍팍해지면서 친환경 정책을 향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달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이 초저배출구역(ultra-low emission zone·ULEZ)에 관한 우려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서 근소한 차로 승리를 거두자 이런 목소리에 급격히 힘이 실리고 있다.
초저배출구역(ULEZ)은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노후 공해 차량에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올해 8월 말부터 런던 전역으로 확대 적용된다.
노동당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전 지역구에서 뼈아픈 패배를 겪은 뒤 고민에 빠졌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같은 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 시장에게 초저배출구역 확대 계획을 재고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초저배출구역 관련 갈등이 워낙 커서 판단이 법원으로까지 넘어갔으나 영국 고등법원은 지난주 초저배출구역 확대 결정은 시장 권한이며 합법적이라고 판결했다.
한편 수낵 총리는 북해 지역 탄소 포집 사업에 수백만파운드(수십억원) 자금 지원을 발표한다고 더 타임스 일요판이 보도했다.
그는 이를 통해 2만1천개 일자리가 창출되며, 북해에서 석유와 가스 생산을 계속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할 예정이다.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북해 석유와 가스 시추 신규 허가를 내주는 데 반대한다.
수낵 총리는 이날 텔레그래프지 일요판 인터뷰에서 "2030년 휘발유 및 디젤차 신차 판매 금지 계획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청정에너지에서 전력 생산, 2030년 휘발유 및 디젤차 신차 판매 금지, 가스보일러를 히트펌프로 교체 등의 전략을 세웠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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