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군이 중국군의 침공을 방어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시스템 개혁이 필요하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보고서가 나왔다.
31일 대만의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기 위해선 야전군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먼저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2022년 초 러시아의 침공을 확신하지 못한 것처럼 대만의 지도자들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실제 대만을 침공할지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대만) 침공은 대만에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조언했다.
240쪽 분량의 랜드연구소 보고서는 대만이 국방을 위해 충분한 예산을 지출하지 않고 있으며, 특히 국방 예산이 주로 "구식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과거 15년 이상 분석가들은 대만의 방위력 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수많은 긴급 제안을 했다"면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여러 가지로 인민해방군의 공격을 방어하는데 적합하지 않은 대만의 구식 군대에 대한 평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다수의 좋은 아이디어들이 제안됐지만, 대만은 지속해 (군의) 구식 역량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랜드연구소의 보고서는 대만 군부와 정부 관리들이 중국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 확보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도 비판했다.
보고서는 "대만의 일부 인사들은 대만군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한 중국군에 대응하는 것을 보고 고무된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인민해방군 군용기)의 침범이 오랫동안 중단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대응에서 오는 안도감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보 전문가인 알렉스 벨레즈 그린도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요한 것은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다해야 하는 것이지만, 대만도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랜드연구소의 이 보고서는 대만 정부가 내년도 국방예산을 올해 대비 7.5% 이상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는 언론 보도와 미국의 사상 첫 '대만 군사 지원 패키지' 발표가 나오기 직전에 발간됐다.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들은 30일 대만 행정원이 지난주 4천400억 대만달러(약 17조9천여억원) 규모의 2024년도 국방예산을 편성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3억4천500만달러(약 4천400억원) 상당의 군 장비와 용역, 훈련을 '대통령 사용 권한'(PDA)을 활용해 지원한다는 내용의 대(對)대만 군사 지원안을 발표했다.
랜드연구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시 미국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대만이 90일 내에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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