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르 쿠데타 군부 "프랑스, 군사개입 공모" 비난

입력 2023-07-31 18:28   수정 2023-08-01 16:57

니제르 쿠데타 군부 "프랑스, 군사개입 공모" 비난
"축출된 정부가 프랑스 군사개입 승인" 주장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니제르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세력이 31일(현지시간) 프랑스가 군사적 개입을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니제르 군부 대변인인 아마두 아브드라만 공군 대령은 이날 국영 TV에서 "프랑스가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위해 일부 니제르인들과 군사적인 개입을 공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궁과 니제르 군부 수뇌부가 공격 대상"이라고 덧붙였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군부에 축출된 니제르 정부가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위해 프랑스에 군사 개입을 승인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브드라만 대령은 국영 TV에서 이같이 밝히고 하수미 마수두 외무장관이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마수두 장관은 앞서 쿠데타 발발 직후 지금은 'X'로 이름을 바꾼 트위터 계정에서 "행정부의 임시 수반으로서 모든 민주·애국 시민들에게 촉구한다"며 "우리 조국에 위험을 가져오는 이 모험을 막아달라"고 밝힌 바 있다.
니제르 군부는 또 다른 성명에서 한 서방 대사관의 경호부대가 전날 수도 니아메에서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가자 6명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전날 니아메에서는 쿠데타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면서 '러시아 만세', '푸틴 만세'라고 외치며 가두 행진을 벌였다.
시위 도중 현지 주재 프랑스 대사관이 공격받아 출입문에 불이 붙기도 했고, 일부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식민 지배를 했던 프랑스를 비난하는 구호를 외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프랑스 국민과 군대, 외교관이 니제르에서 공격받으면 즉각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니제르 군부는 지난 29일에도 서아프리카 15개 국가의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자국에 대한 군대 동원을 승인하려 한다며 반발했다.
군부는 "우리는 ECOWAS와 다른 어떤 모험 세력에 맞서 조국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전한다"며 외국 군대 개입 시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ECOWAS는 전날 긴급 정상회의를 열고 니제르 군부에 1주일 안에 헌정 질서를 복구하지 않을 경우 군대 동원을 포함한 보복 조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니제르에서는 지난 26일 군부 세력이 바줌 대통령을 억류하고 쿠데타를 감행했다. 쿠데타를 주도한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이어 지난 28일 스스로를 국가 원수로 천명했다.
이후 아프리카연합(AU)은 쿠데타 주도 세력에 15일 이내에 부대로 복귀하고 헌정 질서를 회복할 것을 촉구했고, 유럽연합(EU)은 군부 정권을 인정할 수 없다며 니제르에 대한 재정 지원과 안보 협력 중단 방침을 밝혔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니제르는 국제사회로부터 매년 20억달러(약 2조5천억원)의 개발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은 세계 7대 우라늄 생산국인 니제르에 군사 훈련 및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 등을 이유로 군대를 파병하고 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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