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 "CCDH, 우리 경쟁사서 자금지원 받아"…CCDH "비판에 재갈 물리려는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엑스'(X)로 브랜드와 로고를 바꾼 옛 트위터가 광고 수입 급감의 책임을 소셜미디어(SNS) 연구 단체로 돌리며 소송을 위협하고 나섰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엑스는 최근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디지털 증오 대응센터'(Center for Countering Digital Hate·CCDH)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CCDH는 SNS상의 증오·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 등을 연구하는 단체다.
엑스는 서한에서 "CCDH가 우리에 대해 선동적이고, 터무니없고, 허위 또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주장을 했다"며 "회사와 소유주를 비방함으로써 광고주들을 몰아내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어 "CCDH가 우리 경쟁사나 외국 정부로부터 은밀한 의제를 위해 자금을 지원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다.
엑스의 위협은 지난 6월 CCDH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인수 이후 이 SNS에서 혐오 발언이 확산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체는 보고서에서 엑스의 유료 계정인 블루 계정 100개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엑스는 혐오 글의 99%를 방치했다"며 "이 SNS의 알고리즘이 오히려 '악성 트윗'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CCDH는 또 다른 연구에서도 엑스가 반유대인 혐오 발언의 89%, 반무슬림 혐오 발언의 97%에 대해 아무런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엑스의 소송 위협은 머스크 인수 이후 엑스의 광고 수입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머스크는 지난 15일 구체적인 비교 시점은 밝히지 않고 "광고 수입이 50% 떨어졌으며 이에 더해 심한 채무 부담으로 현금 흐름이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엑스의 소송 위협에 대해 CCDH 최고경영자(CEO) 임란 아메드는 "정직한 비판과 독립적인 연구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비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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