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잘가요. 코코 리" 홍콩 추모식에 몰린 팬들(종합)

입력 2023-08-01 17:37  

[월드&포토] "잘가요. 코코 리" 홍콩 추모식에 몰린 팬들(종합)
중국·대만·말레이시아서도 와…성룡·리안 등 영상 추모
이틀간 추모식·장례식 열려…팬들 슬픔 속 스타의 마지막 길 배웅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코코, 항상 당신을 기억할게요. 하늘에서 자유롭게 춤추고 노래하길 바랍니다. 언제나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들 중 하나가 당신이라고 믿을게요."
지난달 31일 홍콩에서 열린 가수 코코 리(李玟)의 추모식에서 액션 스타 청룽(成龍·성룡)이 전한 영상 추도사입니다.


"그녀는 너무 젊은 나이에 갔습니다. 우리는 그녀를 매우 그리워합니다. 코코, 편히 잠드세요."
2001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영화 '와호장룡'의 리안 감독은 이러한 영상 추도사를 전했습니다.
코코 리는 '와호장룡'의 주제가 '월광애인'(A Love Before Time)을 불렀고, 그 덕에 2001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월광애인'을 부르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래 한 최초이자 유일한 중화권 가수라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코코 리의 추모식은 이날 오후 4시 가족과 지인, 류더화(劉德華·유덕화) 등 홍콩 연예인들이 참석한 행사를 시작으로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9명의 추모사와 함께 2시간여 진행된 추모식은 유튜브에서 생중계됐고, 폭염 속 모여든 팬들은 추모식장 바깥에서 저마다 휴대전화기로 이 생중계를 지켜봤습니다. 일부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추모식이 끝나고 내빈들이 떠난 후 일반인들의 추모식장 입장이 허용됐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추모식장이 마련한 입장 티켓 3천장 중 1천400여장이 배분됐습니다.
코코 리를 추모하기 위해 중국 본토와 대만, 말레이시아에서 날아온 팬들도 있었다고 SCMP는 전했습니다.



중화권 가수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코코 리는 지난달 5일 48세로 홍콩에서 숨졌습니다.
그의 언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코코 리가 최근 몇 년간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지난달 2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홍콩에서 태어나 9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민을 간 코코 리는 1994년 홍콩에서 열린 가요대회에 출전한 것을 계기로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15장의 앨범을 내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어 중화권 최고 인기 가수로 꼽혔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뮬란'의 중국어 버전에서 주인공 뮬란의 목소리를 연기했고, '뮬란'의 주제가 '리플렉션'도 불렀습니다.
싱글 앨범 '두 유 원트 마이 러브'는 1999년 12월 미국 빌보드 차트 4위까지 올랐습니다.



코코 리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1999년 6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한국 공연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무대에 함께 올랐고, 한국 가수들과도 협업했습니다.
2003년에는 가수 박진영과 함께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 공식주제가 '하나되는 꿈'(A dream of One)을 듀엣으로 불렀습니다.



코코 리는 2011년 10월 캐나다 사업가 브루스 로코위츠와 결혼했으나 결별했고 둘 사이에 자녀는 없습니다.
추모식에 이어 1일에는 코코 리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이날도 수백명의 팬들이 장례식장 앞에 모여들어 코코 리의 마지막 길을 눈물 속에 배웅했습니다.
중국 광저우에서 온 한 팬은 SCMP에 "코코 리는 내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며 슬퍼했습니다.
장례식 후 코코 리의 두 언니 낸시와 캐롤이 고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운구차와 함께 화장장으로 떠났습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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