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SR통합 효율적이나 코레일 위치 잘 찾아야"
(세종=연합뉴스) 임성호 이승연 기자 =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임 사장은 1일 "철도의 표준은 코레일이 만들겠다. 우리가 하는 게 표준이 된다고 보고 기술 개발과 안전 규정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임기를 시작한 한 사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옛날처럼 코레일이 철도 운영을 모두 하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철도 산업에서 코레일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내린 답"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5년 철도청이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현 국가철도공단)으로 분리 개편된 이후 각 도시철도와 민자 운영사들로 철도 운영이 세분됐고, 고속철도와 광역급행철도(GTX) 등 다양한 철도 서비스가 등장한 상황에 부딪힌 고민이라고 한 사장은 설명했다.
한 사장은 "코레일의 역할을 다하려면 철도 안전을 담보하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다는 걸 국민께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며 지난해 탈선 사고 등으로 흔들린 국민 신뢰를 되찾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한 사장은 코레일과 에스알(SR)의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통합을 하는 게 기본적으로 효율적인 것은 맞지만, 정책 당국자와 시민들께서는 분명히 경쟁으로 인해 수요가 늘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코레일 혼자 할 때보다 SR이 같이 있으면 서비스도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SR 출범이 논의되던 2012년 코레일 기획조정실장을 지낼 당시 분할에 반대했던 점을 언급하며 "지금 저는 과거처럼 오로지 코레일만 보고, 우리 공사의 이익만 주장하기도 좀 그런 위치"라며 "정부의 큰 그림과 변화하는 철도 산업 시장에서의 코레일의 위치를 잘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사장은 철도 투자와 관련해 "국가철도공단이 분할된 뒤 철도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진 점이 가장 잘된 부분으로 본다"면서도 "아쉬운 건 간선 등은 투자가 많이 이뤄졌는데 재래선 개량은 잘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재래선 노선에서는 최근 집중호우로 발생한 피해가 몇 년 내로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한 사장은 덧붙였다.
철도고를 졸업한 한 사장은 철도청에 다니다 행시(37회)에 합격한 뒤 코레일에서 경영혁신실장과 경영기획본부장 등을 지내 '40년 철도 전문가'다.
한 사장은 "남들은 (코레일 사장이 돼서) 금의환향이라고 하는데, 저로서는 자리에 부담감이 크다"며 "다들 전문가가 오셨으니까 잘되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sh@yna.co.kr,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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