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혁신 정책 리뷰 발간…"韓혁신활동, 대기업·제조업에 집중"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한국의 과학기술혁신(STI) 거버넌스를 보면 문제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우선순위를 정할 때 일관되고 통합적인 연구혁신 정책을 개발하기보다는 재정 지원을 재분배하고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31일 발간한 한국의 혁신 정책 리뷰에서 "한국의 STI 거버넌스는 독특하고, 포괄적이며 중앙 집중화됐지만 부처 간 조정(coordination)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OECD는 "기존 부처 간 조정 절차를 보면 전반적으로 자원 배분과 예산 경쟁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이 연구와 혁신으로 디지털 전환, 고령화 사회와 같은 사회적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OECD는 한국이 경제적, 사회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기까지 외국의 신기술을 받아들여 통합시키는 과학, 기술, 혁신의 생태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고, 그 결과 6세대 이동통신(6G) 인프라와 같은 주요 디지털 기술 시장을 선도할 잠재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종합대학과 전문대학 등 고등교육 이수율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2021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는 점은 한국이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투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OECD는 부연했다.
하지만 혁신 활동은 여전히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집중돼 있고, 연구개발(R&D) 지출은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에 쏠려있는 데다, 제조업 내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 부문과 비 ICT 부문 사이에 성장, 생산성 측면에서 격차가 존재한다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OECD는 과학기술혁신 정책을 마련할 때 부문별로 다양한 전략과 비전을 하나로 묶어주고, 정부가 바뀌더라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행정 부담을 낮추고, 대기업과 학계의 협력을 확대하는 등 다양한 맞춤형 정책을 펼쳐서 지식 집약적 서비스 부문의 혁신을 독려하고, 중소기업에 혁신 기술 전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대학과 정부 연구기관 등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이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고위험, 고수익 연구 참여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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