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신용등급 강등'에 미국 국채 선물↑·달러화↓

입력 2023-08-02 09:00  

'피치 신용등급 강등'에 미국 국채 선물↑·달러화↓
옐런 장관은 "자의적, 시대에 뒤떨어졌다" 피치 비판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전격 강등함에 따라 미 국채선물은 상승한 반면 달러화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약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로 상승했으며, 달러화는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대체로 하락했다.
이번 피치의 조치는 미 재무부가 국채 장기물 발행 확대를 준비하는 등 민감한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피치의 강등 조치 발표 이후 S&P500과 나스닥 100 선물은 각각 0.3%, 0.4% 하락했다.
홍콩, 일본, 호주의 주식선물도 모두 하락하는 등 아시아지역의 투자심리는 이미 약세를 보이고 있다.
피치의 발표에 앞서 S&P500지수는 이날 0.27%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저점 대비 30% 가까이 오른 데 따른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며, 채권은 하락해 30년물 수익률이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피치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 증가, 거버넌스 악화 등을 반영한다"며 특히 미 정치권이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점을 지적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 S&P는 최고등급보다 한단계 낮은 'AA+'를 각각 부여하고 있다.
미 행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피치의 조치에 대해 "자의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 민주당은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과 관련해 올해 초 미국 부채한도 증액을 유예했던 공화당을 비난했다.
미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만들어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의 결과"라면서 "반복적으로 국가에 대한 완전한 신뢰와 신용을 위험에 빠뜨렸으며, 이번 강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웰링턴의 호주·뉴질랜드뱅킹그룹(ANZ)의 데이비드 크로이 전략가는 "시장은 이중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액면 그대로 보면 미국의 명성과 위상에 먹칠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시장의 불안과 위험회피 움직임을 부추긴다면 미 국채와 달러화 등 안전자산 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nadoo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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