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한림대 연구팀 연구 국제학술지 게재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극지연구소는 해열진통제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이 영하의 자연환경에서 독성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극지연구소 김기태·안용윤 박사, 한림대학교 김정원 교수 연구팀은 물에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질산염을 넣고 얼리면 아세트아미노펜이 빠르게 산화돼 독성화합물인 벤조퀴논이민류를 생성한다고 밝혔다.
벤조퀴논이민류는 아세트아미노펜의 약 25배에 달하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에서 채취한 물로 실험했을 때도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고 아세트아미노펜과 아질산염 두 가지 성분이 포함돼 있으면서 계절적 요인 등으로 물이 얼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장소라면 어디서나 독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우리나라의 모든 강에서 나타나고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북극 바닷물에서도 최근 확인된 바 있다.
아질산염은 강, 호수, 바다, 토양, 대기 등에 흔하게 존재하는 질산염으로부터 쉽게 생성될 수 있다.
연구팀은 아세트아미노펜과 극미량의 아질산염을 동결시켰을 때 화학반응이 급격한 속도로 나타나는 현상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반응 과정에서 소모된 아질산이 용존 산소와 결합해 다시 재생성되는 일종의 촉매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극지연구소 김기태 박사는 "최근 의약 성분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남극이나 북극까지 오고 있다"면서 "이들이 동결 화학반응을 거쳐 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후속 연구를 통해 극지생물에 미칠 악영향을 진단하고 감시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유해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8월호에 게재됐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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