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공공기관 복리후생 제도 점검 결과 발표…LH·신보, 위반건수 최다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직원들에게 시중금리보다 낮게 특혜 대출을 해주거나 잘못된 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공공기관이 47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는 2일 이런 내용의 '공공기관의 복리후생 제도 운용 현황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공공기관 복리후생 제도 점검은 2014년 최초로 전문가 평가가 이뤄진 뒤 지금까지 자율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노무사 등으로 구성된 외부 전문가가 14대 분야 45개 항목을 점검했다.
점검 대상은 경영 평가 대상인 공기업 34개, 준정부기관 96개, 복리후생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투자공사(KIC) 등 134개 공공기관이다.
사내대출 관련 규정 위반은 47개 기관에서 총 182건이 확인됐다. 이중 주택자금 대출 관련 위반은 45개 기관 125건, 생활안정자금 대출 관련은 34개 기관 57건이었다.
구체적으로 한국산업은행·한국부동산원 등 21개 기관은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주택자금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기관 사내대출 금리는 한국은행이 공표하는 은행 가계자금 대출금리보다 낮아서는 안 된다.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등 18개 기관은 공공기관 혁신에 관한 지침에 명시된 대출한도(7천만원)를 넘겨 주택자금을 빌려줬다가 지적을 받았다.
한국가스공사·한국도로공사 등 16개 기관은 '무주택자가 85㎡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한해' 주택자금 대출을 지원하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거래소 등 27개 기관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준수하지 않거나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24개 기관은 시중금리보다 낮게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농어촌공사·한국광해광업공단 등 17개 기관은 2천만원인 한도를 초과해 생활안정자금을 대출해줬다.
사내대출 관련 6개 항목을 모두 위반한 기관은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LH 등 9개 기관이었다.
창립기념일을 유급휴일로 운영해온 공공기관은 98개였다. 체육행사를 근무 시간에 치르거나 휴직 사유와 기간을 국가공무원법 규정에 맞지 않게 운영해온 기관도 지적을 받았다.
LH와 신용보증기금은 각각 전체 복리후생 분야에서 12건의 지적을 받아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공공기관의 1인당 복리 후생비 규모는 188만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332만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감소 추세다.
모든 점검 항목을 잘 준수한 기관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남부발전, 한국소비자원 등 4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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