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쿠전력·간사이전력 협력…완성되면 일본서 두 번째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의 대형 전력회사인 주고쿠전력이 원자력발전소 건설 예정지였던 혼슈 서부 야마구치현 가미노세키(上關)에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중간저장시설' 건립을 추진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주고쿠전력 관계자는 2일 오전 가미노세키정을 방문해 니시 데쓰오 정장에게 주고쿠전력이 보유한 땅에 중간저장시설 건립이 가능한지 여부를 조사하고자 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정(町)은 일본의 행정구역이다.
이어 주고쿠전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가미노세키에 중간저장시설 건설을 검토하겠다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주고쿠전력 측은 "단독 건설은 어렵다"면서 또 다른 전력회사인 간사이전력과 함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토내해에 있는 가미노세키는 1982년에 원전 유치를 표명한 지역이다. 2009년에 원전 준비공사가 시작됐지만,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로 중단됐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해지자 니시 정장은 지난 2월 일본 정부와 주고쿠전력에 새로운 지역 진흥책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주고쿠전력이 중간저장시설 건립을 제안했다.
일본에서 원전 외부의 중간저장시설은 혼슈 북부 아오모리현 무쓰에만 있고,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서 30년째 공사가 진행 중인 재처리 공장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전력회사들이 각각의 원전에 보관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는 1만6천510t(톤)이며, 저장 용량의 80% 가까이 찬 것으로 알려졌다.
주고쿠전력은 내년에 시마네 원전 2호기의 운전을 재개할 방침이어서 중간저장시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사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간사이전력은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후쿠이현에 중간저장시설을 지을 후보지를 현 외부에 마련해 제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중간저장시설 건립에 반대하는 가미노세키 주민 수십 명은 주고쿠전력 관계자의 방문에 거세게 항의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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