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 배후 지목하며 "미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
기밀유출엔 40개 혐의 적용 '강단'…ICC서 코소보 전범 파헤친 이력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다양한 범죄 혐의로 최근 기소되면서 수사를 이끄는 잭 스미스(54) 특별검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방송 BBC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문건 유출사건과 2020년 미 대선 불복사건 등 트럼프를 겨냥한 2건의 수사를 동시에 지휘하고 있다.
스미스 특검은 최근 20여년간 미국과 외국에서 경력을 쌓아오며 법조계에서 승승장구해온 인물이라고 BBC는 소개했다.
그는 작년 11월 메릭 갈랜드 검찰총장으로부터 특검으로 임명된 이후 대외적으로는 조용한 행보를 걸어왔다.
하지만 수사는 달랐다.
스미스 특검은 지금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정부 기밀문건 유출 관련 혐의로 총 40개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2020년 대선 불복 사건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최근 재판에 넘겼는데,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가 사실상 대선 불복 사태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스미스 특검은 이날 기소 발표 직후 낸 짧은 성명에서 "2021년 1월 6일 우리나라 의사당에 대한 공격은 미국 민주주의의 자리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소장에 기술했듯이 이는 피고인에 의한, 미 정부의 기반 기능을 방해하려는 목적의 거짓말에 의해 부채질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권자 과반이 트럼프가 관련 혐의로 기소되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여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미스 특검을 정치적 마녀사냥의 최전선에 선 미치광이 등으로 묘사하며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 출신으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스미스 특검은 1994년 맨해튼 지검의 검사보로 검사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조직범죄와 부패사건, 화이트칼라 금융사건 등을 맡으며 뉴욕 검찰 조직에서 승진을 거듭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한 여성을 증언대에 세우려 설득하기 위해 주말 내내 아파트 복도에서 노숙까지 한 일화는 유명하다.
셀든 실버 뉴욕주 하원의장, 애리조나주 의원 릭 렌지 등 정치 거물들이 그의 수사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스미스 특검에게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몰아세우지만, 스미스 특검은 민주당 고위 인사들에 대한 중대한 기소를 지휘한 적이 있다고 AP 통신은 짚었다.
그가 1997년 아이티 이민자 출신 애브너 루이마에 대한 경찰의 성고문 사건 수사에 참여한 것이 특검으로 추천되게 한 요인이 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스미스 특검은 2008년과 2018년에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넘어가 국제사법재판소(ICC)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스미스 특검은 1990년대 코소보 분쟁 전쟁범죄 등을 파헤쳤다.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2002년 이후 100번의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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