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장관은 '불가' 입장…"러본토 겨냥 가능성"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독일에 수주째 장거리미사일 공급을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신호등(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 연립정부 내에서도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 국방장관은 '불가' 입장인 가운데, 사정거리가 500km로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긴 독일의 장거리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공급될 경우 러시아 본토내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 자민당 소속인 마리 아그네스 침머만 연방하원 국방위원장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지원을 통해 러시아 영토를 포함한 군사적 목표물에 대응할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면서 "해당 군사적 목표물에서는 매일 수백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발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군사적 목표물에만 한정하는 경우 국제법도 허용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독일 녹색당 소속인 아그니에츠카 브루거 연방하원 국방위원은 FAZ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병참을 공격하기 위해 광범위한 무기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수주째 독일에 황소(Taurus) 장거리미사일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올렉시 마케에프 주독일 우크라이나 대사는 비스바데너 쿠리어에 "독일이 황소 순항 미사일 공급까지 전차 공급 논란 당시처럼 오래 걸리지 않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민당 소속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공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요청은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등 주로 야당의 지지를 받았으나 이제는 지지가 신호등 연립정부 소속 정당인 자민당과 녹색당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FAZ는 전했다.
다만, 독일이 영국이나 프랑스가 제공한 장거리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500km로 긴 황소순항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경우 러시아 본토 목표물을 본격 겨냥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렉산더 뮐러 자민당 원내 국방정책 담당 대변인은 "독일이 목표물 결정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순항미사일 지원에 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군은 600기의 황소 순항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50기는 즉각 투입이 가능하다.
앞서 영국은 지난 5월 대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까지 타격가능한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를 공급했다. 영국과 이 미사일을 공동 개발한 프랑스도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에 프랑스에서는 '스칼프(SCALP)'로 불리우는 이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480km이지만,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250km 버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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