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의 대표적인 주간지 르주르날뒤디망슈(JDD)가 극우파 편집장 임명에 반발하며 40일간 이어온 파업의 막을 내렸다.
JDD의 파업은 1975년 시작해 28개월간 이어졌던 일간 르파리지앵의 파업 이후 프랑스 언론사 역사상 두 번째로 길었던 파업으로 기록됐다.
JDD 기자협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어 조프루아 르존(34) 신임 편집장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5주 동안 계속된 파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사측인 라가르데르 그룹과 이룬 합의를 두고 투표한 결과 찬성 82명, 반대 5명, 기권 3명으로 파업을 끝내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고 전했다.
협회는 르존을 막지 못했지만, 그와 함께 일하기를 거부하는 기자 수십명이 JDD를 떠날 것이기 때문에 "르존은 빈 편집국에 들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가르데르 그룹도 같은 날 성명을 내어 JDD 기자협회와 이날부터 홈페이지에 기사를 발행하고, 8월 중순부터 신문을 다시 찍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JDD를 떠나고 싶어 하는 기자들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합의에 담겼다고 덧붙였다.
JDD 기자 100여명은 극우 성향의 주간지 발뢰르 악튀엘 편집장을 지낸 르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6월 22일 거의 만장일치로 파업을 의결했다.
르존은 지난해 4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득표율이 7%에 그쳐 낙선한 극우 평론가 출신의 에리크 제무르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7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JDD는 매주 일요일 발행하는 신문에 대통령, 총리, 부처 장관, 여야 정치인들의 인터뷰를 두루두루 실으면서 명성을 쌓아왔다.
이번 논란은 보수 성향의 쎄뉴스 방송 등 언론사를 보유한 억만장자 뱅상 볼레르가 라가르데르 그룹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쎄뉴스는 볼레르의 손에 들어간 이후 오랜 파업 끝에 직원 다수를 교체했고, 그 이후 우파 색채를 띠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가르데르 그룹은 JDD 외에도 잡지 파리 마치, 유럽1 라디오 등을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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