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유가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달러 강세 흐름과 위험회피 심리에 하락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8달러(2.31%) 하락한 배럴당 7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7월 26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는 소식은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전날 미국 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지난 5월 미국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한 후 3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에 주식 등 위험자산이 하락하면서 유가도 동반 하락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인 점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102.778까지 올랐다. 이는 전날보다 0.5%가량 오른 것으로 지난 7월 18일 99.554까지 하락했던 데서 달러화 가치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을 비싸게 만들어 해외 트레이더들의 원유 매수를 억제한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소식이 나왔으나 휘발유 재고는 되레 증가하면서 차익실현의 빌미가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과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28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천704만9천배럴 줄어든 4억3천977만1천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0만배럴 감소의 10배 이상 수준이다.
휘발유 재고는 148만1천배럴 늘어난 2억1천908만1천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79만6천배럴 줄어든 1억1천715만3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는 130만배럴 감소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1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는 130만배럴 감소한 3천450만배럴로 집계됐다.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2.7%로 직전주의 93.4%에서 하락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93.3%를 예상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매크로 상황이 심리를 악화시키면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도 유가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 흐름은 재무부에서 시행할 국채 발행액의 증가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조만간 소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플러의 매트 스미스 원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강력한 원유 수출과 정제 활동의 증가로 역대 최대 규모의 원유 재고 감소가 있었다"라며 "여름 정제 활동이 정점에 달하고, 강한 월말 수출이 동시에 나온 점 등으로 미뤄 앞으로 이러한 감소세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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