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달부터 이어온 하루 100만 배럴(bpd)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최소한 다음 달까지 연장한다는 소식에 유가가 상승했다.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SPA 통신은 이날 사우디 에너지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한 뒤 "사실상 9월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은 900만bpd가 될 것이며, 향후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 또는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도 다음 달 석유 수출을 30만bpd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석유 시장 균형을 위해 9월 한 달간 자발적으로 석유 공급량을 하루 30만 배럴씩 계속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앞서 50만 배럴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것에 비해 감축 규모를 소폭 줄였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59%(2.06달러) 상승한 배럴당 81.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2.33%(1.94달러) 오른 85.1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몇 주간 상승세인 석유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상품의 단기 석유 분석 총괄인 릭 조스윅은 "이번 발표가 상승세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향후 유가를 크게 끌어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지난해 10월 200만 bpd 감산에 합의했고, 지난 4월에는 일부 회원국이 166만 bpd의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발표한 바 있다.
이어 사우디는 지난 6월 100만 bpd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예고했고, 7월부터 실제 생산량을 줄였다. 러시아는 지난 3월부터 50만 bpd의 자발적 감산을 발표했고, 8월부터 추가로 원유 수출을 50만 bpd 줄였다.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4일 화상회의를 열고 향후 감산 정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JMMC는 독자적으로 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지만 OPEC 회원국 장관 회의를 요청할 수는 있다.
유가는 올해 상반기 거시경제 우려와 금융업계 혼란, 중국의 회복세 지연 등으로 하락 압력을 받아왔으나, OPEC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하반기에는 수요 증가로 공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는 균형 예산을 위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1달러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수출 확대가 필요하지만, 지난 6월 석유 수출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 15억 달러(약 1조9천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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