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다음달 독일 모터쇼 나란히 첫 참가…전장 가속

입력 2023-08-06 06:01  

삼성·LG전자, 다음달 독일 모터쇼 나란히 첫 참가…전장 가속
삼성 "차량용 리더십 강화"…LG "올해 전장 수주잔고 100조원 목표"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다음 달 5∼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 나란히 처음 참가하며 '미래 먹거리'인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시장 선점에 나선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성장에 따라 양사의 전장 사업은 본격적으로 전환점을 맞은 상태다. 그동안 '아픈 손가락' 취급받던 전장 사업 실적이 개선되며 본궤도에 오른 만큼 양사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 전장 시장 연평균 14% 성장…"고객 선점 중요"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산업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14% 성장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반도체와 카메라, 센서, 통신, 디스플레이 등 고가의 전장 부품 탑재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스마트폰 부품 시장 대비 70% 수준이었던 전장 산업 규모는 올해 스마트폰 부품 시장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수주가 이뤄지는 전장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초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사는 나란히 IAA 모빌리티에 처음 참가하며 전장 사업 강화에 나선다.
IAA 모빌리티는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로, 글로벌 자동차 제조 업체와 공급 업체 등이 모여 최신 혁신 기술을 공개하고 모빌리티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006400]와 함께 IAA 모빌리티에 참가한다.
LG전자는 스폰서 자격으로 IAA 모빌리티에 참가, 개막 전날인 다음 달 4일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고 모빌리티에 대한 미래 비전을 공개한다.
LG전자는 "IAA 모빌리티에서 처음으로 미래의 차량 내 경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과 파트너에게 고도화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 자회사 하만 성장세 꾸준…"車반도체 시장 적극 공략"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5천억원, 영업이익 2천500억원을 보였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150% 성장했다.
하만은 작년에도 연간 매출 13조2천100억원, 영업이익 8천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을 하이엔드(고사양) 차량 중심으로 확대해 온 결과다.



하만은 디지털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공간)과 카오디오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SW) 등 정보통신(IT) 기술 역량과 접목해 차량 기능 연동과 외부 디바이스 확장 등 차량 내 탑승자 경험(ICX) 분야의 핵심 역량에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30년 이후 서버, 모바일과 함께 3대 응용처가 될 것으로 보고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차량용 메모리 시장은 향후 5년간 평균 30% 중후반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현대차[005380]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처음으로 손을 잡는다고 발표했다. 2025년 현대자동차의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기존 제품 대비 소비전력을 33% 개선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3.1 메모리 솔루션 양산을 시작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UFS 3.1 제품으로 고객사와 자동차 인증기관으로부터 오토모티브 스파이스(ASPICE) CL2 인증도 받았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제품 안정성과 소비 전력 등 차량용 시장의 차별화된 제품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풀 라인업을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기반으로 고객사와 협업하며 차량용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LG전자 "올해 말 전장 수주잔고 100조원 목표"
LG전자 전장사업은 ▲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개 사업을 중심으로 10년간 연평균 30% 수준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올해 2분기의 경우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EV 리콜 재료비 상승분 1천510억원이 반영된 탓에 전장(VS)사업본부는 영업손실 61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면 VS사업본부의 2분기 매출은 2조6천645억원, 영업이익은 898억원으로 역대 2분기 기준 최대치다.
전장 수주 잔고는 현재 80조원 이상으로, 올해 말 10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가 이동 수단에서 새로운 경험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목적에 맞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VS사업본부는 미래 자동차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서 확보한 고객 인사이트를 활용해 2030년까지 매출 약 20조원 이상 규모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 수준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합작 설립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오는 9월부터 멕시코 신규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며, 유럽 권역 대응을 위한 신규 공장 설립도 준비 중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적자가 지속된 LG마그나가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전장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되고 있어 향후 전장 사업의 실적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전장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작년 4.6%에서 내년 12.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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