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폭발물 설치 의혹이 제기됐던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내 원전 3·4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접근권을 얻어 조사를 벌였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IAEA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마침내 자포리자 원전 지붕 등에 대한 접근을 허용했고 어제 오후 시설을 살폈지만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는 전문가들이 원전 3호기 및 4호기 지붕과 터빈실 등지에 접근해 상황을 점검했으며 지뢰나 폭발물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4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과 유사한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하며 국제 사회의 개입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IAEA는 원전 내에 폭발물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러시아 측에 현장 접근을 요청했다. 자포리자 원전의 기술적 운영은 우크라이나 원전 기업이 맡고 있지만 부지 관리는 이 일대를 점령 중인 러시아가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IAEA 상주 인력은 원전 6호기 내 주요 시설인 터빈과 터빈실 급수기 펌프, 응축기, 제어실 등지로 들어가 폭발성 물질이나 중화기가 있는지를 점검했다. 안전을 위협할 물질이나 무기 등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폭발물 설치가 의심됐던 3·4호기 지붕과 터빈실에 대한 접근 허가는 나오지 않았고, IAEA는 지속해서 접근권을 요청했다. 한 달가량 지나 접근 허가를 얻은 IAEA는 폭발물 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IAEA는 지난달 23일 자포리자 원전 안쪽이 아닌 부지 주변에 지향성 대인지뢰가 매설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다.
IAEA는 지뢰 매설 장소가 발전소 운영 인력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있었고 원전과는 반대 방향으로 터지도록 설치돼 있어 당장 원전 보안에 큰 위험은 안 되지만 원자력 시설 안전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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