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월북한 트래비스 킹 이병을 전쟁 포로(POW·Prisoner of War)로 분류하지 않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 킹 이병을 현재까지는 전쟁 포로로 규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전쟁 포로로 규정되면 '전쟁 포로의 대우에 관한 제네바 협약'(제네바Ⅲ협정)에 의거해 대우받게 된다.
이에 따르면 전쟁 포로는 어떤 때에도 인도적으로 대우받아야 하며 인간적 존엄성이 손상돼서는 안 된다. 또 포로에게는 음식과 구호품을 제공하고,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압박을 가해선 안 된다.
포로의 죽음이나 건강상 위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어떠한 불법적 행동도 금지된다.
미국과 북한은 모두 제네바Ⅲ협정 서약국이다.
로이터는 "킹 이병의 상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를 놓고는 국방부 내에서 논의가 활발했던 사안"이라며 "기술적으로만 보자면 한국전쟁이 정전 상태이고 미국과 북한은 전쟁 중이기 때문에, 현역 군인인 킹 이병은 전쟁 포로의 조건을 충족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킹 이병이 자발적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상황이 참작돼 전쟁 포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익명의 당국자는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입장을 북한에 개별 소통선을 통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킹 이병의 상태에 대해 추가적 정보가 확보될 경우 필요에 따라 그를 전쟁 포로로 분류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본국으로 송환 예정이었던 킹은 관광단의 일원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직후 미국 정부와 유엔사는 북한에 킹 이병의 소재 및 안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며, 최근 북한으로부터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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