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미국이 일본 혼슈 서부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으로 희생된 한국인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5일 현지에서 엄수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위령제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약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은 "희생된 우리 동포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 원한과 증오는 버려두고 편히 잠드소서"라며 위령비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재외동포청은 지난 6월 외교부 산하 기관으로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히로시마를 방문했고,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했다.
한일 양국 정상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처음이었다.
피폭자 2세인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이 청장의 첫 위령비 참배를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위령비에는 지난 1년간 사망한 피폭자 8명을 포함해 한국인 사망자 2천810명의 명부가 봉납됐다.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이 폭발했을 당시 한국인 약 5만 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히로시마 원폭으로 인한 한국인 사망자를 3만 명으로 추산한 바 있으며, 위령비는 2만 명으로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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