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쌀보다 7∼8배 비싸…폭우로 벼 경작지 2천400만㎡ 침수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최고의 쌀 생산기지인 헤이룽장성 우창시에 내린 폭우로 많은 농경지가 침수돼 벼 수확 차질이 예상된다.
6일 광명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제5호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지난 2일부터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우창도 큰 피해를 봤다.
우창에서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매일 하루 100㎜가 넘는 비가 내려 여러 하천과 저수지가 범람해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했다.
18개 향(鄕)·진(鎭)이 물에 잠겨 4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농경지 약 2천730만㎡가 물에 잠겼다. 침수 농경지 가운데 90%가량인 약 2천440만㎡가 벼 경작지였다.
우창의 한 60대 주민은 "집은 물론 논이 모두 물에 잠겼고, 침수 수위가 3m에 달했다"며 "이런 폭우는 생전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삭이 패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에 벼가 침수돼 한 해 농사를 모두 망쳤다"며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량 창고까지 물이 들이닥쳐 보관 중인 곡물까지 쓸모없게 됐다"고 울상을 지었다.
우창은 중국 최고 브랜드 쌀 생산지다.
비옥한 토지인 흑토(黑土)에 벼 생육에 최적인 기후 조건을 갖춘 데다 청나라 때인 1835년 북간도로 이주한 조선인들의 벼 재배 기술이 접목돼 최고 품질의 쌀을 생산해왔다.
쌀이 찰지고 윤기가 나며 밥맛이 좋아 청나라 때 조정과 황궁에 진상했고, 지금도 일반 쌀보다 7~8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 없이 부족해 대부분 계약 재배로 이뤄진다.
작년에는 '중국 브랜드·지역 농산물 브랜드 파워 지수' 4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우창시 민러향 조선족 마을에서 벼 재배 기술을 발전시키고, 유기농 재배법을 도입해 생산하는 쌀은 전량 베이징과 상하이의 유명 백화점에 납품될 정도로 중국 최고의 쌀로 대접받는다.
명성이 쌓이면서 '짝퉁' 우창쌀 거래도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 해 생산하는 순수 우창쌀은 100t에 불과하지만, 연간 1천t의 일반 쌀이 '우창쌀'로 둔갑해 팔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태풍 독수리의 영향으로 베이징과 허베이에 역대급 폭우가 쏟아진 데 이어 2∼4일에는 폭우 전선이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으로 북상하면서 이들 지역에서 총 85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고, 이재민도 300만 명에 육박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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