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경제 호조로 고금리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여 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일 비농업 일자리가 18만7천개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으나 실업률은 3.5%로 전달보다 하락하는 등 고용지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4.060%로 하락 마감됐다.
하지만 이는 전주의 3.968%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14년새 최고치였던 지난해 10월의 4.231%에 근접한 것이다. 이에 비해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791%로, 전주의 4.895%보다 하락했다.
'베어 스티프닝'(Bear steepening)으로 불리는 장단기 채권 수익률의 이러한 흐름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하락과 탄력적인 경제성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현재 금리를 연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설명했다.
몇 달 전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속돼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분석되면서 장단기 국채의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했으나 지금은 공격적인 연준의 조치가 경기침체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줄면서 장기채권 매도가 촉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한선을 0.5%에서 1%로 올리면서 미 국채를 보유해온 일본 투자자들이 자국 채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미 재무부가 투자자들의 예상을 넘는 수준으로 국채 발행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국채의 매력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채권 수익률 상승이 장기화하면 금리 하락을 기대하던 주택 구매자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 30년 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고정금리는 6.9%로, 1년 전의 5% 수준에서 상승했다.
하지만 저축과 연금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연준에도 경제 악화시 금리인하 여지를 제공해 경기침체에 보다 쉽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분석됐다.
리서치회사인 크레디트사이트의 잭 그리피스 수석 전략가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연준이 현재 5.5% 수준인 기준금리를 2010년대 최고인 2.5% 수준으로 인하할지, 아니면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90년대와 유사한 방향으로 다시 이동하고 있는지에 쏠려있다고 전했다.
nadoo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