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버린 옛 남편, 우크라전 사망 아들 보상금 받아가"

입력 2023-08-07 14:20  

"가족 버린 옛 남편, 우크라전 사망 아들 보상금 받아가"
러시아 여성들 관련 법 개정 요구…전남편 상대 소송도 수십건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어린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리고 가족을 떠났던 남편이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아들의 사망 소식에 뒤늦게 나타나 보상금을 타가는 사례가 이어지자 러시아 여성들이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렌타루에 따르면 한 글로벌 온라인 청원 플랫폼 'change.org'에는 '아버지들은 보상받기 위해 장례식장에서 그들의 아이를 추모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지난 4월에 작성된 이 청원에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은 지금까지 555명으로 나타났다.
해당 청원은 레닌그라드주 고르분키 마을에 사는 아나스타시야 유디나가 올린 것으로, 그녀의 아들 케말 보스타노프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사했다.
당시 보스타노프의 나이는 21살에 불과했다.
보스타노프의 출생증명서에 등록된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들이 생후 6개월일 때 가족을 떠났으며, 이후 한 번도 아들과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보스타노프가 주검이 돼 돌아오자 유디나의 옛 남편은 군 당국에 보상금 일부를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들은 유디나는 사망한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보상금을 수령할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1년가량 걸린 법적 다툼 끝에 지난 5월 승소했다.
매체는 또 로스토프·스타브로폴·사라토프·블라디미르주 등에 거주하는 여성 유족들의 사연을 전하며, 이들 모두 유디나와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들이 가족 부양 의무를 저버렸던 전 남편의 보상금 수령 권리를 박탈하기 위해 제기한 소송이 수십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로스토프주 네클리노보스키 지구에 살고 있는 알라 씨 역시 직업군인의 길을 택한 아들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숨지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오랫동안 소식을 끊고 살았던 옛 남편이 전사한 아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군 당국에 제출한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고 했다.
그녀의 옛 남편은 사망한 아들이 6살일 때 가족을 떠났으며, 아들의 장례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청원 글을 게시한 유디나는 "러시아에서는 군인 사망에 대한 다수의 보상이 있으나 수백명의 어머니가 법의 부당함에 직면한다"며 "어머니들은 아들 장례식이 끝나면 법원으로 가서 (사망한 아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보상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개월 동안 증명 서류 등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아버지는 양육비를 준 적이 없으며 아들을 기르지도 않았고 아들의 생활에 관심도 없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아들 사망에 따른) 보상금을 받기를 원한다"고 했다.
또 "나는 러시아 대통령에게 러시아군 사망에 대한 보상금 지급 관련 법을 개정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러시아에서는 군 복무 중 장병이 사망하거나 부상하면 가족들에게 금전적 보상과 함께 각종 사회 지원을 제공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 관련 대통령령에는 전투에 참여한 군인이 부상할 경우 300만 루블(약 4천100만원)을, 전사했을 시 500만 루블(약 6천8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su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