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이웃집 17세 소녀 살해…21년 후 체포돼 이날 선고
2044년 8월에나 가석방 자격 얻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법원이 24년 전 이웃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남성에게 징역 32년 형을 선고했다.
7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대법원은 1999년 당시 17세 소녀 미셸 브라이트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크레이그 럼스비(56)에게 징역 32년형에 가석방 금지 24년을 선고했다.
로버트 흠 판사는 당시 럼스비가 성적 목적을 가지고 브라이트를 살해했다며 "무시무시하고도 끔찍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럼스비가 브라이트의 목을 졸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목을 졸라 사람을 죽이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그는 잔인하고 냉정하게 살인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24년 전인 1999년 2월 27일에 벌어졌다. 시드니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소도시 걸공에 살던 브라이트는 친구 생일 파티에 갔다가 실종됐고, 3일 만에 집에서 약 1㎞ 떨어진 도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NSW주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지만, 범인을 잡지 못했고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하지만 경찰은 수사를 이어갔고 시민들의 제보와 사건 현장 인근에 대한 유전자 감식, 성폭행 전력이 있는 용의자 조사 등을 통해 21년 만인 2020년 8월 브라이트의 집 인근에 살던 럼스비를 용의자로 체포, 성폭행·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럼스비는 브라이트의 집에서 불과 두 집 건너에 사는 이웃이었으며 브라이트의 어머니와도 안면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포되기 전날에는 NSW주 경찰 페이스북에 "살인범이 아직도 잡히지 않았다니 슬프다. 미셸은 나의 여동생 같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럼스비가 체포된 뒤 재판은 이어졌고 지난 6월 NSW주 대법원 배심원단은 브라이트 살해 혐의와 1998년 다른 10대 여성을 강간하려다 실패한 혐의 등을 유죄로 평결했다.
브라이트의 어머니인 로레인 브라이트는 재판 결과에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우리가 원하던 정의를 얻었고 그가 출소해 다른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하지 않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로 럼스비는 2044년 8월에나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된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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