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동 내 미군 존재 불안정 심화"…호르무즈해협에 미사일 등 배치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의 민간 선박 나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군 추가 파견 병력이 중동에 도착했다.
중동을 담당하는 미해군 5함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해군·해병대 3천여명, 수륙양용 공격함 'USS 바탄', 선거식 상륙함 'USS 카터 홀'이 홍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5함대는 이번 추가 병력 배치로 인해 중동 지역 미군의 항공·해상 작전 능력이 더욱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병력은 지난달 10일 미국 버지니아주 항구도시 노퍽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지난 6일 홍해에 진입했다고 5함대는 덧붙였다.
팀 호킨스 5함대 대변인은 AFP 통신에 "이란의 민간 선박 나포 및 항행 방해 등 불안정한 활동을 저지하고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추가 배치한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페르시아만에서 미군은 역내 불안을 심화할 뿐"이라면서 "외국 군대가 중동에서 없어져야 안보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지난 5일 호르무즈 해협에 신형 탄도미사일·순항미사일·드론을 새로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대변인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서 미군이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며 "외세를 배제한 중동 국가들이 지역 안보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40㎞에 불과하고 세계 해상 원유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으로, 미국 군함과 혁명수비대 함정 간 군사적 마찰이 자주 발생해왔다.
이란은 지난 4월과 5월 초에도 유조선 2척을 나포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스라엘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군에 따르면 이란이 지난 2년간 나포했거나 나포를 시도한 민간 선박은 근 20척에 달한다.
최근 미군은 F-35와 F-16 전투기, A-10 공격기, 구축함 USS 토머스 허드너를 비롯한 다수의 전함을 배치하는 등 걸프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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