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실종 가족 찾기 프로젝트' 유튜버 도움으로 성사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파키스탄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이 1947년 인도가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나면서 파키스탄이 분리독립하던 시기에 인도에 홀로 남겨진 오빠를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나 화제가 되고 있다.
필생의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8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자브주 셰이쿠푸라시(市)에 사는 사키나 비(74)가 지난 6일 저녁 인도 펀자브 루디아나시에 거주하는 오빠 구르마일 싱 그레왈을 처음 만났다.
펀자브주는 1947년 양분돼 각각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편입됐다.
당시 오늘날의 인도 땅에 있던 수많은 무슬림이 파키스탄으로, 파키스탄에 살던 많은 힌두교도가 인도로 가서 정착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가족이 실종자 발생 등으로 이산의 아픔을 겪게 됐다.
이들 남매가 만난 곳은 인도와 파키스탄간 국경지역에 있는 무비자 방문지역인 카르타푸르 회랑이었다. 영유권 문제 등으로 세차례 전쟁을 치른 양국 국민의 '만남의 장소'로 기능하는 곳이다.
이들 남매의 이야기는 사키나의 어머니 카르마테 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사키나에 따르면 어머니는 1947년 당시 인도 루디아나시의 어느 마을에서 몇살 위의 오빠와 함께 납치됐고 아버지를 비롯한 나머지 가족은 파키스탄으로 가서 정착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정부는 분리과정에서 수많은 실종자가 생기자 이들 실종자를 찾아 주기로 합의했다.
이에 사키나의 아버지는 파키스탄 경찰 도움으로 인도로 가서 아내를 찾았는데, 아내는 이미 시크족 남성과 재혼한 상태였다.
카르마테는 남편, 경찰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향했지만 마침 밖에 나가 놀던 아들 구르마일은 데려가지 못했다. 구르마일은 카르마테의 재혼으로 개명한 이름이다.
이후 2년 뒤인 1949년 사키나가 태어났다.
인도에 남겨진 구르마일은 1961년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에게 한 통의 편지와 사진을 보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아버지에게서 전해들은 사키나는 오빠의 편지와 사진을 간직한 채 오빠를 찾으려 백방으로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양국 분리 당시에 실종된 가족 찾아주기 프로젝트를 하는 파키스탄인 유튜버 나시르 딜론을 만남으로써 결실을 보게 됐다.
딜론은 지난해 사키나의 사연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이를 우연히 보게 된 이가 있었다. 오빠가 사는 마을의 촌장이었다.
이로써 사키나는 생전 처음으로 오빠를 만나게 된 것이다.
카르타푸르 회랑에서 만나 이들은 서로 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그러고는 정성스레 준비해온 선물을 교환하며 못다 한 정을 나눴다.
yct94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