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내년 1월부터 전략적으로 가격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들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생산시설 가동률이 낮고 가격 경쟁이 심한 제조 공정에 대해 5% 가격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소식통은 주요 고객사들의 최근 수요 전망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고 인공지능(AI) 분야 성장세가 휴대전화 등 개인 소비자용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생산·판매를 모두 수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의 가격 할인 공세 등으로 대만 반도체 업계에 압박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반도체 재고 조정이 3분기까지 이뤄질 것이라는 업계의 당초 예상과 달리 최종 소비 수요의 부진으로 인한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등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가 부진하다고 관측했다.
게다가 고객들의 보수적인 주문 등으로 재고 조정이 4분기까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반기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올해 하반기에 경기 저점을 지나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파운드리 회사들이 가격을 인상했으나, 올해는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 성숙 공정의 공장 가동률이 60% 선으로 하락함에 따라 일부 업체가 상반기에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14㎚(나노미터·10억분의 1m)를 기준으로 그 이하를 첨단 미세 공정으로, 그 이상을 성숙 공정으로 구분한다.
아울러 대만 언론들은 독일 최대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를 인용해 TSMC 이사회가 이날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 공장을 건설하는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해당 공장에 50억 유로(약 7조2천3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만 경제부와 재정부는 전날 국제 공급망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핵심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대만판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정식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시행되는 이 법은 기술 혁신과 세계 공급망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체가 연구개발(R&D)이나 첨단 생산공정 설비에 투자할 경우 각각 투자비의 25%와 5%를 세액 공제해주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R&D 비용을 60억 대만달러(약 2천475억원) 이상 지출하거나 첨단 생산장비를 100억 대만달러(약 4천125억원) 이상 구매할 경우 정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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