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중앙은행(RBA)이 최근 2달 연속 금리를 동결했으나 호주 소비자 신뢰도(신뢰지수)는 여전히 비관 전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호주 공영 ABC 방송은 호주 4대 은행 중 하나인 웨스트팩 은행과 멜버른 경제사회연구소가 공동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번 달 호주 소비자 신뢰도가 전월 81.4에서 81로 소폭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매달 성인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웨스트팩 은행의 소비자 신뢰도 조사는 응답자의 경제 전망을 취합해 기본값 100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소비자 신뢰도가 100 미만이면 소비자들이 현재 경기 상황을 과거 평균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한다는 의미다.
작년 5월부터 RBA가 연 7% 넘게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작년 4월 95.8을 기록한 소비자 신뢰도는 70 후반까지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 물가상승률이 6%로 낮아지면서 RBA가 지난 7, 8월 2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소비자 신뢰도는 오히려 떨어져 앞으로의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했다.
웨스트팩 은행의 매튜 하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8월 조사 내용을 보면 금리를 동결한 RBA의 결정이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자의 경우 지속적으로 경제 전망에 대한 부정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에서 지난 1일 RBA가 금리를 동결한 직후 응답자 중 66%는 앞으로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답했으며 이들 중 절반은 인상폭을 1%포인트(p) 이상으로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ANZ 은행의 주간 소비자 신뢰도 조사 결과 역시 78.4에서 75로 하락했다.
ANZ의 애들레이드 팀브렐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고금리 여파로 현금 흐름이 압박을 받으면서 채무 비율이 높은 주택 소유자가 다른 집단에 비해 훨씬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면서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신뢰도가 23주 연속 80 미만을 기록할 정도로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ANZ 은행의 소비자 신뢰도 조사는 매주 성인 1천50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된다.
dc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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