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때 흑인 여성 유권자들에게 거는 기대 반영"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민주당이 내년 8월 시카고에서 개최하는 2024 대선 전당대회 주재를 민주당의 오랜 막후 조력가인 베테랑 흑인 여성에게 맡겼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8일(현지시간) 2024 전당대회 운영진을 공개하면서 시카고 출신 흑인 여성 미년 무어(65)를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무어에 대해 "시카고 남부 출신으로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백악관 참모로 활동하고 있다"며 "앞서 빌 클린턴 행정부와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에서 활약했고 DNC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NBC방송은 "백악관에서 적극적인 막후 활동을 벌여 온 무어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도울 2024 전당대회 최고위직에 올랐다"고 전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무어를 "워싱턴DC 인사이더·시카고 토박이·힐러리 클린턴의 측근"으로 묘사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4 대선에서 민주당 흑인 여성 유권자들에게 다시 거는 기대를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이어 "무어는 지난 대선에서 (인도계 흑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받는 것을 도왔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법관이 탄생하는 데도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무어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케탄지 브라운 잭슨을 대법관 후보로 지명하고 의회 인준을 받는 과정에서 자문 역할을 했다고 선타임스는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차기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위한 2024 전당대회 개최지로 대표적인 '민주당 텃밭' 시카고를 선택했다. 시카고는 뉴욕·애틀랜타와 경합을 벌인 끝에 DNC측에 8천469만7천 달러(약 1천100억 원) 이상을 모금해주기로 서약하고 유치권을 따냈다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무어는 내년 8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총괄 지휘·감독하게 된다.
무어는 별도 성명을 통해 "고향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의 의장을 맡게 돼 감격스럽다"면서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무어는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가 주도하는 흑인운동단체 '내셔널 레인보우 푸시 연합(RPC)에서 활동하다 잭슨 목사의 1988 대선 민주당 경선 캠페인을 도우며 정계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1998년 클린턴 행정부 백악관 공보실장에 임명됐고 이어 백악관 정무국장을 지냈다. 이후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캠프에서 선임고문으로 활약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무어가 현재 DNC 규칙위원회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며 "지난해 2024 대선을 위한 민주당 첫 경선지를 아이오와주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변경, 민주·공화 양측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산 바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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