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전수조사 진행…누락 단지,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조차 안돼
LH "재확인 과정서 시스템 미등록 단지 16곳 발견…사실관계 확인중"
민간참여사업 방식 41개 단지 추가 조사…철근 누락 단지 더 나올 가능성도
(화성·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김치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아파트 안전점검 결과를 발표한 지 열흘 만에 점검에서 누락된 단지가 발견되면서 점검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LH는 발주한 아파트 중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단지를 91곳으로 규정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고 했으나, 추가로 10개 단지가 점검에서 빠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LH는 누락된 단지가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아 빠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전수조사가 첫 단계부터 허술하게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LH는 미착공 단지 3곳(1천141세대), 공사 중 단지 4곳(2천534세대), 준공 단지는 3곳(3천492세대) 등 총 10개 단지가 점검에서 누락됐다고 9일 밝혔다. 분양주택 1천871세대, 임대주택 5천296세대로 총 7천167세대다.
여기에는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현장 감리 실태 점검을 위해 찾기로 한 경기 화성 비봉지구 A-3블록이 포함됐다.
현재 공사 중인 이 단지는 아파트 11개 동, 지하 2층∼지상 25층, 총 988세대(공공분양 659세대·행복주택 329세대) 규모다.
LH 조사에서 한 두 곳도 아닌 10개 단지가 무더기로 누락된 것을 두고 부실 공사를 잡아내기 위한 점검조차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LH는 지난 5월 3일부터 7월 31일까지 약 3개월간 2017년 이후 LH가 무량판 구조로 지하주차장 공사를 발주해 시공사를 선정한 아파트를 전수조사했다.
당시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된 472개 지구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가 91개로 나왔다고 한다.
이후 국토부가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도 무량판 구조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LH도 자체적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설계정보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은 지구 16곳이 발견됐다. 그중 10곳에 무량판 공법이 적용됐다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화성 비봉지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화성 비봉지구를 포함해 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 중 전수조사에서 누락된 10개 단지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어젯밤 9시 30분"이라며 "왜 16개 지구가 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았는지를 비롯해 사실관계 등을 조사해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LH 조사의 신뢰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H는 앞서 2017년 이후 지하주차장에만 무량판 구조를 적용했고, 주거동에 활용한 단지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2017년 착공해 2019년 준공된 무량판과 벽식 구조를 혼합한 무량복합구조 LH 아파트 1개 동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활용한 단지가 없다고 한 것은 혼합 구조가 아닌 순수하게 단독으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건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점검에서 누락된 단지가 발견된 데 더해 LH가 조사에서 제외했던 민간참여사업 방식으로 진행된 41개 단지를 대상으로도 무량판 구조 적용 여부를 추가 조사하기로 하면서 향후 철근 누락 단지가 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H는 애초 전수조사 대상을 자사가 발주한 아파트로 국한했는데, 이날 돌연 민간참여사업 방식으로 진행된 단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LH 관계자는 "민간참여사업 방식은 LH와 민간 건설사가 공동시행사로 참여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LH 단독으로 조사를 결정할 권한이 없어 애초 조사에서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누락된 10개 단지를 대상으로 한 안전진단은 2주가량 소요될 예정이며, 민간참여사업 방식 41개 단지의 무량판 구조 적용 여부는 이르면 2∼3일 안으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chopark@yna.co.kr, chi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