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동부에서 아내를 12년 동안 감금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던 독일인 남성(55)이 8일(현지시간) 혐의없음으로 풀려났다.
독일 국적을 가진 아내(53)는 남편이 2011년부터 자신을 자택에 감금하고 고문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아내의 진술을 뒷받침할만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
검찰은 이날 아내가 납치, 고문은 물론 학대당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아내가 계속해서 주장하는 납치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내가 오랜 기간 투병을 해왔다는 남편의 진술과 전문가의 법의학적 소견으로 미뤄봤을 때 아내의 주장이 아주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남편은 아내가 5년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으며 10개월 전 상황이 악화해 거동이 어려워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BFM 방송이 전했다.
검찰은 아내가 현재 류머티즘 질환을 앓고 있으며, 탈모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일 dpa 통신은 두 사람이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고, 프랑스 보험이 없어 처음에는 정확한 병명도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 결혼한 두 사람은 프랑스에 수년간 거주해왔다. 남편은 프랑스에 있는 독일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회사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젤 포르바흐에 살고 있는 아내는 지난 6일 독일 경찰에 전화를 걸어 2011년부터 남편에게 감금과 고문을 당했다는 취지로 신고했다.
신고 내용을 전달받은 프랑스 경찰은 7일 오전 남편을 체포했다.
체포 직후 현지 언론들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경찰이 처음 아내를 발견했을 당시 머리카락이 밀려있고, 옷을 입지 않은 상태였으며 상처가 다수 있다는 점을 등을 근거로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을 보도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아내에게서 골절, 타박상 등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검찰이 밝혔다.
또 아내가 영양실조로 보일 만큼 마르고 머리카락이 없었던 이유는 질병 때문일 수 있고, 옷을 입고 있지 않던 이유는 경찰이 출동한 시점이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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