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방일객 회복 한층 진행되기를"…중국, 일본인 대상 지문채취 면제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박성진 특파원 = 중국 정부가 10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여행을 허가한다고 발표하면서 일본이 약 3년 반 만에 중국인 단체여행객을 받게 됐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전날 자국민의 일본행 단체여행을 허용하겠다는 계획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고, 이날 이 같은 방침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중국 정부의 일본행 단체여행 재개 발표에 대해 "중국으로부터 방일객 회복이 한층 더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2020년 1월부터 자국민의 일본행 단체여행을 허용하지 않아 왔다.
중국은 지난 3월 40개국을 해외 단체여행 허용 국가에 추가했으나, 한국과 일본은 포함하지 않았다.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이날 중국 발표에 대해 "인적 왕래를 강화하고 (중국과 일본의) 상호이해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번에 중국인의 일본행 단체여행이 재개되면서 일본을 찾는 중국인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959만 명으로, 일본을 찾은 외국인 가운데 약 30%를 차지했다.
그해 중국인이 일본에서 소비한 금액은 1조7천704억엔(약 16조2천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여행자 중 중국인만 유일하게 1인당 평균 쇼핑 금액이 10만엔(약 92만원)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19년 관광·레저 목적으로 방일한 중국인의 30.3%는 단체여행객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단체여행 비자는 개인여행 비자보다 일본 정부의 인가 조건이 비교적 느슨해 앞으로 방일 중국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공영 방송 NHK는 "올해 봄부터 이미 비자를 취득한 이들을 중심으로 중국인 개인 여행객이 늘어나는 등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단체여행 허가로 앞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 여행객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민영 방송 닛테레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중국인 관광객은 1천만명에 달했다"며 "이른바 바쿠가이'(爆買い·싹쓸이 쇼핑) 소비가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추계치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인 입국자는 20만8천500명으로 2019년 같은 달의 23.7%에 불과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에 대비해 중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를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중국 주재 일본대사관은 중국 여행사로부터 사증(비자) 발급 신청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대응 태세 점검에 나섰다.
현재 중국인의 일본 비자 신청 건수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중국에서 비자를 취득한 사람을 위한 일본행 여행상품이 이미 판매되고 있다"며 "내달 말까지 예약이 찬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일 중국대사관은 오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중국행 비자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지문 채취를 일부 비자에 한해 면제한다고 전날 밝혔다.
이 같은 조치가 적용되는 비자 종류는 관광, 상업·무역, 친족 방문, 경유, 승무원이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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