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와 관련한 논문을 둘러싸고 저자들 간 분쟁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권영완 연구교수가 LK-99 관련 논문을 다른 저자 동의 없이 올렸다는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접수하고 이르면 이번 주 내로 위원회를 열어 예비조사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증절차에 따르면 위원회는 제보 접수 30일 내로 예비조사를 완료하고 6개월 내 본조사를 마무리해 연구부정행위를 판정하게 된다.
이번 예비조사 여부 결정은 고려대가 권 교수의 논문 발표 행위가 조사가 필요한지 판단을 내리게 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앞서 권 교수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김지훈 연구소장 등 3명이 저자로 등재된 LK-99 관련 논문을 22일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올렸다. 이어 2시간 20분 후 이 대표와 김 소장을 비롯해 김현탁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등 6명이 참여한 논문이 뒤이어 올라왔다.
이에 대해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김 교수 측은 권 교수가 다른 저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논문을 올렸다며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윌리엄앤드메리대 학보신문을 통해 "권 교수가 올린 논문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내용과 동일하다"며 "이 학술지를 인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중 출판이자 자기표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17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에게 6인의 저자로 이뤄진 논문을 19일 국제학술지 '미국물리학회(APL) 머티리얼스'와 아카이브에 제출하자고 요청했다. 김 교수는 권 교수의 기여도가 제한적이라 생각했으나, 이 대표는 권 교수를 저자 목록에 포함하고 싶어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교수가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다른 저자들이 제출에 동의하면서 권 교수 이름을 삭제하고 논문을 제출했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한편 LK-99와 관련해서는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를 비롯해 다양한 기관에서 상온 초전도체의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검증 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도 지난 8일 '상온 초전도체 주장의 짧고 화려한 삶'이라는 논평을 내고 학계의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을 짚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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