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이후에도 테러 위협 남아…조직범죄·정보관 근무지까지 유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무장세력의 테러 위협이 잔존하는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경찰관 전원의 정보가 몇 시간 동안 온라인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스카이 뉴스 등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경찰청(PSNI)은 전날 경찰관과 직원 수천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히고 이에 대해 사과했다.
경찰청이 정보 공개 청구에 대한 응답을 잘못 처리하면서 청구자의 웹사이트에서 2시간 30분가량 경찰 명단이 노출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모든 경찰청 직원의 성씨와 이름 머리글자, 계급(직급), 근무지, 부서 등이 포함됐다. 약 1만명가량이 이번 유출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항과 항구에 배치된 조직범죄 담당 부서나 정보 부서, 감시 부서 인력부터 영국 국내정보국(MI5) 본부에 파견된 경찰청 인력까지 정보가 유출됐다고 현지 매체 벨파스트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 체결로 30년간 이어진 유혈사태가 공식 종식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경찰관들이 반체제 세력으로부터 산발적으로 폭탄이나 총기 공격을 받고 있는 터라 이번 유출은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무장단체 신IRA(아일랜드공화군)의 총기 공격으로 비번 중이던 경찰 간부 존 콜드웰 경감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으며, MI5는 북아일랜드 내 테러 위협 수준을 '상당'에서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북아일랜드 경찰관들의 대표 조직인 북아일랜드경찰연맹(PFNI)은 즉각 성명을 내고 경찰의 신원과 역할을 보호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만큼 경찰관들의 정보는 민감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연맹의 리엄 켈리 회장은 안전 우려로 현재 맡은 일을 계속할 수 없는 경찰관들도 있다고 전했다.
북아일랜드 경찰청은 이날 "우리는 모든 경찰관과 직원들에게 업데이트된 개인 보안 지침을 내렸고 긴급 위협 평가 조직을 구성했다"며 "이 조직은 보안에 관한 일반 조언부터 즉각적인 위험이나 증가한 위협에 놓인 이들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