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기후·전쟁에 무역 장벽까지…식량가격 불확실성 커진다"

입력 2023-08-10 17:41  

"극한기후·전쟁에 무역 장벽까지…식량가격 불확실성 커진다"
NYT "식량 공급·가격이 더 종종 요동치는 '뉴노멀' 도래 가능성"
소농·빈국 국민 더 타격…가격, 높게 유지되거나 급변동에 노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폭염은 중국에서 기록을 바꿔놓았고, 산불은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맹위를 떨쳤다. 지난 7월은 세계기상기구(WMO)에 의해 지구 표면과 해수면이 역대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
러시아는 지난달 전쟁 중에도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에서 탈퇴하면서 우크라이나 농산물의 해상 수출을 가로막고자 했다.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전인 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보리 3위, 옥수수 4위, 밀 5위 수출국이었다. 수출 곡물의 95%가 오데사항 등 흑해 연안 항구를 거쳤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식량 수출국들은 가뭄으로 자국 내 식품 가격이 급등, 국민 반발이 거세자 중요한 식품들의 수출을 금지했다.
이처럼 극한 기후와 전쟁, 무역 보호주의 등이 식량 가격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0일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 따라 전문가들은 식량 공급과 가격이 더 종종 요동칠 수 있는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양태나 기준)의 도래를 경고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례 없는 방식으로 한꺼번에 밀려오는 위협들로 인해 전문가들은 세계 식량 가격과 관련해 새로운 변동성의 출현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직면한 주요 위협으로는 폭염과 가뭄 등 극한의 기후, 우크라이나 곡물을 표적으로 하는 러시아의 행태, 날로 강화하는 일부 나라의 식품 교역과 관련한 보호주의적 장벽 등이 꼽혔다.
특히 극한 기후는 식품 가격의 주요 교란 요인으로 지목되는데, 온실가스 배출과 함께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엘니뇨로 인해 앞으로 수년간 이례적으로 더워지는 기간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물론 세계 곳곳에서 농작물 손실 가능성을 키운다.
물론 이들 위협이 결합하면 식량 공급을 더 취약하게 하고 어떤 혼란을 흡수할 준비에도 차질을 준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농업전문은행 라보뱅크의 상품 애널리스트인 데니스 보즈네센스키는 이 신문에 "이것은 지금 뉴노멀"이라며 상품 가격이든 식품 가격이든 변동성이 더 크고 예측은 더 불가능해졌다고 진단했다.
큰 혼란 없이도 식품 가격은 변동되기 쉬우며, 많은 요인이 밀 가격은 물론 빵 한 덩어리의 값에도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식품 생산자들은 가격이 오르는 환경에서 수익을 맞추고자 가격을 더 올리는 등 슈퍼마켓 상품들의 가격을 압박하게 된다.
NYT는 소비자 식품 가격은 2020년 초에 비해 유럽에서 약 30%, 미국에서 23%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른 혼란은 소농과 저소득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미래의 격변 가능성에 세계를 더 취약하게 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7억명 이상이 굶주림에 직면했고, 24억명이 일 년 내내 충분하고 영양가 있는 식품에 접근할 수 없는 환경에 놓였다.
NYT는 기업들은 극한 날씨에 대비해 보험에 더 돈을 쓰거나 안정적인 사업을 위해 더 투자해야 하고 각국 정부는 탄소배출 제로 정책을 추구하는 만큼 비용이 따를 수밖에 없어, 식품 가격은 높은 상태를 유지하거나 더 극적으로 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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