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유명 대학병원 의사가 무자격 의대생에게 수술을 맡겨 환자 두 명이 숨졌다는 내부 폭로가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0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후난성 창사시 중난대 부속 샹야3병원 의료진 9명은 이 병원 호흡기·중증의학과 멍제 주임의 부조리를 실명으로 폭로했다.
이들은 "멍 주임이 작년 5월부터 8월까지 자격증이 없는 의대생 쩌우모 씨에게 두 차례 내시경 검사 및 폐포 세척 수술을 시켰다"며 "쩌우 씨가 단독으로 수행한 수술로 환자 두 명이 모두 사망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의료 사고가 난 뒤 멍 주임은 수술 현장에 없었던 의사 두 명에게 '불응하면 연간 고과 평가에서 불합격 처분하겠다'고 협박하며 책임을 떠안도록 강요했다"며 "이들이 불응하자 아무 관계도 없는 임상 주치의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또 그가 규정을 어긴 채 자신의 급여와 보너스를 높게 책정하고 부서의 운영 경비를 독단적으로 사용했으며, 자신을 따르는 의사들에게 많은 성과금을 배분하고 그렇지 않은 의사들은 억압하며 각종 불이익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폭로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이슈가 되자 후난성 위생건강위원회와 중난대는 10일 합동조사팀을 꾸려 진상 조사에 나섰다.
후난성 위건위는 "엄격하게 조사한 뒤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엄중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학 병원 의료진의 내부 고발은 리베이트 수수 관행 등 중국 의료계의 부패 척결을 위한 고강도 사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이달 들어서만 10여 명이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을 포함해 올해 들어 최소 159명의 공립병원 원장과 서기가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 조사 대상에 올라 낙마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