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한국, 미국, 일본 등 78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대만을 제외한 것과 관련, 대만 당국은 "대등한 관광 개방 요구를 중국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11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세 번째 단체관광 재개 목적지 목록을 발표하면서 대만을 제외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대륙위 잔즈훙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 본토 자유여행과 유학을 금지하지 않았으나 중국은 여전히 대만에 대한 단체관광이나 유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대등한 관광 개방 등을 계속 요구하면서 선의와 성의를 보였지만 중국의 응답을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푸젠성과 인접한 진먼, 마쭈, 펑후 등 대만 3개의 섬에 대해 시범적으로 양안 관광을 전면 허용하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 본토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라며 "관건은 준비를 잘해 여행객들이 평안하고 즐거운 여정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날 한·미·일 3국과 유럽 27개국 등을 포함해 전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 단체관광을 허용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간 봉쇄했던 국경을 지난 1월 개방한 뒤 두 차례에 걸쳐 60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한 데 이은 세 번째 조처다.
그러나 대만은 이번에도 단체 관광 대상에서 제외됐다.
대만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집권 이후 양안 관계 갈등 고조 속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단됐던 양안 인적 왕래는 올 초 중국의 국경 개방 이후 일부 재개됐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대만 당국은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시에서 열린 하계 국제여행 박람회 주최 측이 초청한 중국인 212명 가운데 관광 담당 공무원 75명의 방문을 불허하는 등 중국 공무원들의 입국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방역 완화 이후 운항을 재개한 양안 도시 간 직항노선 수요 증가에 따라 양안 항공사들이 우한, 닝보, 정저우와 대만 도시 간 운항 재개를 신청했지만, 대만 당국이 승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대만 당국은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 왕래를 원하는 양안 동포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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