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과밀 완화 차원" 비폭력 범죄자 석방 첫 수혜…'꼼수' 지적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에 석방됐다가 재수감 판결을 받은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교도소에 복귀했다가 바로 풀려났다.
남아공 정부의 비폭력 범죄자 감형·석방 조처에 따른 것으로 감옥으로 돌아가 형기를 마치라는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나온 지 근 한 달 만이다.
마코티 사무엘 토박갈레 남아공 교정국장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새벽 6시께 교도소에 재수감된 주마 전 대통령이 필요한 행정 절차를 거친 뒤 오전 7시 넘어 풀려났다"고 밝혔다.
토박갈레 국장은 "교도소 과밀화 완화를 위한 정부의 조처에 따른 것으로 가석방과는 다른 절차"라며 "앞으로 교정 당국의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아공 법무·교정부는 이날 오전 성명에서 교도소 과밀화 해소를 위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비폭력·비성범죄 수감자에 대한 감형·석방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기 복역 중인 3천64명의 외국인과 9천488명의 수감자를 추가로 석방함으로써 교도소 과밀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법무·교정부는 덧붙였다.
로널드 라몰라 법무·교정부 장관은 '정부의 조처가 주마 전 대통령의 석방을 위한 꼼수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헌법과 법률에 따른 대통령의 적법한 조처"라며 "주마 전 대통령은 1만 명 안팎의 수혜자 중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남아공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13일 주마 전 대통령이 감옥으로 돌아가 형기를 마쳐야 한다는 작년 11월 대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
주마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09∼2018년) 여러 부패 혐의로 사법조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헌법재판소의 명령을 무시하다가 2021년 7월 법정 모독죄로 15개월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그러나 주마 행정부에서 정보기관 수장을 지낸 아서 프레이저 당시 교정부 장관은 같은 해 9월 의료적 가석방으로 그를 풀어줬다.
대법원은 가석방 심사위원회의 반대에도 프레이저 장관이 직권으로 가석방을 허용한 것은 불법이라며 작년 11월 주마 전 대통령에게 교정시설로 돌아가 형기를 마치라고 판시했으나 주마 전 대통령과 교정부는 불복했다.
2018년 각종 부패 의혹으로 물러난 주마 전 대통령은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등에서 여전히 일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2021년 7월 수감된 직후에는 그의 출신지인 콰줄루나탈을 중심으로 일어난 시위가 방화·약탈 등의 불법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350명 넘게 숨지기도 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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