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차남 의혹 수사' 특검 체제로…공화 "물타기" 비판(종합)

입력 2023-08-12 06:24  

美 '바이든 차남 의혹 수사' 특검 체제로…공화 "물타기" 비판(종합)
법무부, 연방검사장 요청에 특검에 지명…수사 외압설 불식 포석
유죄 협상 결렬에 추가 형사 기소 가능성도…대선 표심 영향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연방 검사장이 특별검사로 해당 수사를 계속 진행하게 됐다.
특검 차원의 수사가 필요하다는 연방 검사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헌터 바이든의 재정 및 사업 거래 관련 의혹을 수사해온 델라웨어주 연방검사장 데이비드 웨이스를 특별 검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갈런드 장관은 회견에서 "웨이스 검사장은 (현재 상황이) 특별검사로 계속해서 수사해야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자신을 특검으로 지명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 요청과 함께 이 사안과 관련한 예외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그를 특검으로 임명하는 것이 대중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 때 검사장으로 임명된 웨이스 특검은 특검으로 여러 분야에서 보다 광범위한 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또 지역 연방 검사의 협조없이 웨이스 특검이 선택한 지역에서 기소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앞서 헌터 바이든은 지난 6월에 2017년과 2018년 두 차례 150만 달러 이상의 과세소득을 얻었으나 그에 따른 연방 세금은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총기 불법 소지 혐의도 받았으나 검찰 측과 유죄 협상 과정에서 이에 대해서는 조건부 기소 유예를 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달 재판에서 판사가 유죄 협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협상에 제동이 걸렸다.
이와 관련, 웨이스 검사장은 이날 법원에 유죄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헌터 바이든 재판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또 추가적인 형사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헌터 바이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 동생인 제임스 바이든과 함께 중국의 에너지 회사인 CEFC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돈을 받았으나 사업 내용이 모호해 부적절한 거래라는 의혹도 받고 있다.
공화당은 헌터 바이든 의혹에 대해 하원 위주로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나아가 바이든 정부가 헌터 바이든의 탈세 문제 관련 기소를 막았다면서 수사 외압 의혹도 제기하며 탄핵 필요성도 일부 거론하는 상태다.
갈런드 장관이 헌터 바이든 수사를 특검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웨이스의 역할은 변화가 없지만, 특검에 지명되면서 통상적인 지휘 체계 밖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정부 관료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기밀문서 유출 의혹과 관련해 로버트 허 전 메릴랜드주 연방검찰청 검사장을 특검으로 임명한 바 있다.
수사 성격이 크게 다르기는 하지만 헌터 바이든 특검이 지명되면서 2024년 대선을 앞두고 부자가 나란히 특검을 받게 되면서 표심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화당은 특검 임명에 대해 즉각 비판하면서 의회 차원의 조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엑스(옛 트위터)에 "바이든 정부의 법무부가 취한 이 조치는 의회 차원의 조사를 방해하거나 바이든 일가의 부패를 희석하는 데 사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이스 특검이 유죄 협상을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웨이스가 (법원에서) 승인되지 못한 달콤한 거래를 했다면 그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같은 공화당 소속으로 하원 정부감독위 위원장인 제임스 코머 의원(켄터키)은 "우리가 바이든 일가의 부패에 대한 증거를 미국 국민에게 제시하려고 하자 바이든 법무부가 의회의 감독을 철벽 방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ol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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