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55명, 건물밖에서만 찾은 것"…연방 지원팀 속속 도착 예정
정전·통신두절 계속돼 …"10일 여행객 1만5천명 항공편으로 섬 떠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하와이 마우이섬의 산불이 11일(현지시간)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의 전문 인력과 장비 등이 부족해 실종자 수색이 아직 일부밖에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이날 오전 NBC방송에 "지금까지 희생자들은 건물들 밖에서 발견됐다"며 "구조물 내부는 아직 수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물 내부 수색이 진행되면 "희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수색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들은 (화재 상황에서) 건물의 위험한 조건을 다룰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운티 당국은 전날 밤 9시 15분 기준으로 화재 사망자 수가 5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국은 이날 오전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네바다주 태스크포스(TF)를 동반한 FEMA 수색·구조팀이 2마리의 사체 탐지 경찰견과 함께 전날 밤 마우이섬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건물 내부 등을 대상으로 실종자 수색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 주민들은 대피 도중 노인 생활시설 1곳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을 목격했다고 현지 언론에 전한 바 있다.
화염과 연기가 급속도로 번졌고, 곳곳에서 폭발음도 들렸다는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당시 거동이 불편하거나 재빨리 대피할 수 없었던 노인이나 환자들이 다수 희생됐을 가능성이 있다.
NBC는 이날 화재 현장에 출동했던 응급의사 레자 다네시의 목격담을 인용해 불과 30초 만에 불이 한 블록에서 다른 블록으로 번지는 바람에 미처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다네시는 "한 소녀는 (바다 위) 30야드(27m) 정도 떨어진 곳에서 7시간 동안 금속 막대 같은 것을 붙잡고 있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함께 매달려 있던 친구는 살아남지 못했다"며 "마치 '타이태닉' 이야기 같았다"고 말했다.
마우이섬의 산불 진화 작업 역시 현지 소방대원과 장비 부족으로 크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불은 마우이섬에서 3건, 본섬에서 3건 등 모두 6건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마우이섬의 화재 3건은 나흘째 잡히지 않고 있다.
카운티 당국은 전날 오전 10시 30분 기준으로 라하이나 지역의 화재 진압률이 80% 정도라고 밝힌 뒤, 하루가 거의 지났는데도 추가적인 진전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와이소방관협회 회장 바비 리는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 등 3개 섬의 화재를 관리하는 상근 소방대원이 총 65명이라고 전했다.
소방차는 13대, 사다리차는 2대에 불과하고, 비포장도로용 차량은 전혀 없다고 그는 설명했다.
카운티 당국은 이날 호놀룰루소방서 소속 소방관 21명, 감독 인력 7명, 차량 4대가 투입돼 화재 진압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공에서는 하와이주 방위군이 헬기로 화재 진압을 돕고 있다.
화재 피해지역 주민들은 정전과 통신 단절 등이 며칠째 이어지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
미국의 정전현황 집계사이트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현재 마우이섬의 정전 가구는 1만942가구로, 하루 전과 같은 상황이다.
다만 카운티 당국은 통신이 끊긴 서부 마우이 지역에서 일부 휴대전화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휴대전화 신호가 잡히는데도 통화가 불가능하다면 문자메시지를 보내라"고 안내했다.
당국은 전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셔틀버스 25대를 운영해 라하이나 인근 호텔 밀집 지역인 카아나팔리에서 카훌루이 공항으로 1천200여명의 여행객을 수송했다. 전날 하루 동안 1만4천900명이 항공편을 이용해 마우이섬을 떠났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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