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농축 우라늄도 희석…수감자 맞교환과 별개로 추가 긴장 완화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수감자 맞교환 대가로 동결 자금이 해제된 이란이 미국인 수감자 석방문제와는 별도로 우라늄 농축 작업 속도를 대폭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 이란의 갈등 요인인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우라늄 농축 속도를 늦췄고, 이미 농축한 우라늄의 농도도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르면 이란은 202.8㎏의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이 JCPOA를 폐기한 이후 이란은 우라늄 농도를 60%까지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60%까지 농축된 우라늄은 2주 안에 핵폭탄 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지난 5월 현재 이란은 114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다. 핵폭탄 2개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 작업의 속도를 늦추고 고농축 우라늄의 농도까지 희석하는 것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협상 재개를 위한 사전 준비로 보인다는 게 WSJ의 해석이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최근 이란에 갈등을 완화하는 행동에 나설 경우 이란 핵 프로그램 및 제재 해제 등 폭넓은 현안에 대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미국 대선까지 이란과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올해 초 이란과의 비공개 접촉에서 농도 60% 이상 고농축 우라늄의 추가 비축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이란의 협조를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미국은 중동 지역에 주둔하는 미군 등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중지할 것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동 지역에서 미군이나 미군 관계자에 대한 이란의 공격은 지난 3월 말 이후 중단됐다.
WSJ은 미국과 이란의 노력이 결실을 볼 경우 다음 달 뉴욕에서 열릴 유엔 총회에서 양국 정부 관계자가 직접 얼굴을 맞대고 향후 협상 일정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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