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존도 탈피 시도…'오일 머니' 사우디 합류시 비용 분담 측면서 매력
영국은 사우디 참여 지원…일본 반대로 불발될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영국·일본·이탈리아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차세대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에 동참을 요청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들 3개국의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프로젝트인 글로벌전투항공프로그램(GCAP)에 완전한 파트너로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이러한 의사를 이들 국가에 전달했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GCAP 참여 시도는 영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 논의는 초기 단계이며 영국 국방부가 관련 사항을 맡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국방부 고위 소식통은 "사우디아라비아는 영국의 전략적 파트너 가운데 하나로, 국방부는 GCAP 관련 작업이 심화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전투기 프로그램의 핵심 파트너로 보고 있으며 조만간 상당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사우디아라비아가 GCAP에 합류하면 프로젝트 비용 수십억 파운드를 분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참여국들에 매력적일 수 있다.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대부분의 무기를 미국에서 들여왔는데, 최근에는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무기 산업을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3개국 정부와 기업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합류하면 양상이 더 복잡해질 우려가 나온다. 프로젝트 완료 시점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
참여국 사이에 긴장을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GCAP에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 사안을 처음 보도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의 반대로 사우디아라비아가 GCAP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예멘 내전 개입과 2018년 언론인 자말 까슈끄지 암살 등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프로젝트에 동참할 경우 향후 전투기 판매 논의를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템페스트'라고도 불리는 GCAP는 영국, 일본, 이탈리아가 차세대 전투기 및 드론 등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협력 프로젝트다.
이들 3개국은 2035년 배치를 목표로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하겠다고 지난해 12월 발표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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