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장세에 개인 거래대금 급증…"지수 하방 압력으로 돌아올 것"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거래가 급격히 늘면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68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298조원)의 23.12%로, 지난해 4월 19.61%를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올해 1월 외국인의 코스피 거래대금 비중이 29.09%였던 것과 비교하면 6%포인트(p)가량 줄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외국인 비중은 23.54%로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처럼 외국인 비중이 줄어든 것은 외국인 거래대금 감소 때문이 아니라 개인 거래대금 급증세를 따라잡지 못한 결과다.
지난 1월 40조5천억원이었던 외국인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3월 52조원대로 올라섰고 이후로도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에는 70조원에 육박했다.
개인의 코스피 거래대금은 1월 63조9천억원에서 3월 105조7천억원으로 단숨에 40조원 가까이 불었고, 지난달에는 178조3천억원까지 급증했다.
1월 대비 지난달 외국인의 거래대금 증가율은 69.98%로, 개인(179.15%)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지난달 코스피 거래대금에서 개인 비중은 59.84%를 기록, 올해 1월(45.83%) 대비 약 15%p 상승했다.
이 비중은 이달 들어서도 59.24%로 60%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등 다른 투자자에 비해 개인의 거래 비중이 급증한 뒤에는 증시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후폭풍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이차전지주를 비롯한 소수의 테마주에 개인 수급이 몰리며 전체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만큼 이들 테마가 힘을 잃으면 증시도 상승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시기에 항상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테마 장세인데, 테마주 투자는 대부분 개인에 의해 이뤄진다"며 "개인은 주가가 고점일 때 뛰어들어 단기 매매에 치중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테마 장세가 끝나면 종목 변동성이 확대되고 이는 지수의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하는 시기에는 외국인의 투자 비중이 늘어난다"면서 "지금 당장은 주가가 상승할만한 요인이 제한돼 있어 개인 비중이 느는 동시에 외국인 비중은 작아지는 환경이 지속, 전반적인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에 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 6월부터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외국인 수급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원/달러 환율이 올해 3분기 말 1,290원, 4분기 말 1,270원까지 낮아지고 내년 2분기에는 1,2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환율 안정은 외국인 유입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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