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들 30대 아프간 남성들로 추정…2명 실종"
영, 난민 신청자 수용 바지선에서 레지오넬라균 흔적…퇴소 소동
(런던·로마=연합뉴스) 최윤정 신창용 특파원 =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영불해협에서 이주민 보트가 뒤집혀 남성 6명이 숨졌다고 로이터와 AFP 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새벽 2시께 영불해협을 건너던 이주민 보트가 가라앉아 6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약 50명이 구조됐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사망자들이 모두 30대 아프간 남성들로 추정되며, 다른 승객 중엔 수단인이 섞여 있고 미성년자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이날 새벽 사고를 파악하고 해군 선박·헬기·항공기 등을 투입해 수색·구조했다고 밝혔다. 영국 해안경비대는 도버에서 선박을 두 척 보내 지원했다.
영불해협은 최단 거리가 34㎞에 불과해 이주민들이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가는 주요 통로다.
특히 지난 며칠간 날씨가 좋았던 탓에 횡단 시도가 급증했다고 프랑스 당국은 말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에만 755명이 작은 보트를 타고 건너왔는데,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한 관계자는 "수십 척의 이주민 보트가 동시에 출항했다. 몇몇 보트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며 "(프랑스 서북부 칼레 인근) 상가트 근처에서 불행히도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구조선에 타고 있던 자원봉사자 앤 소렐은 "여성 한 명을 포함해 54명을 구했다"고 말했다.
소렐은 "이주민들이 보트에 차오른 물을 신발로 퍼내고 있었다"며 "보트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오늘 아침 칼레에서 이주민 보트가 뒤집혔다"며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부 장관도 X(옛 트위터)에 "비극적 희생"이라고 적고, 이후 국경수비대와 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영불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주민 문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영국에서 주요 이슈다.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초부터 영불해협을 건너온 이주민은 최근 1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는 지금까지 1만6천 명에 달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강경 대응 기조를 내세워 제1야당인 노동당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프랑스에는 해안 단속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내부에선 불법 입국한 난민 신청자들에게 문호를 좁히고 있다.
최근엔 이들을 호텔에 수용하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해안에 숙소용 바지선을 띄우기도 했다.
그러나 며칠 만에 바지선에서 레지오넬라균의 흔적이 나오면서 입소자 39명을 전날 도로 호텔로 돌려보내는 소동이 벌어졌다.
merciel@yna.co.kr,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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