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국 등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풀어주기로 합의한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2일(현지시간) 밤 성명을 통해 "핵 기반 시설 해체가 빠진 합의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멈출 수 없으며, 이란의 후원을 받는 테러 그룹에 갈 돈만 지원하는 셈"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이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있는 이란 중앙은행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약 9조2천억원) 규모의 돈이 동결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이미 스위스 은행으로 송금돼 유로화로 환전된 상태이며, 미국과 이란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로 송금될 전망이다.
이란에 구금됐던 미국인 5명은 감옥에서 풀려나 가택연금에 들어간 것으로 이란 정부가 확인했다고 미 백악관이 밝혔다.
동결됐던 자금이 최종적으로 이란에 전달되고 미국인 죄수가 풀려나는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미국과 이란 관리들은 양측의 합의가 다음 달 중순 또는 말에는 실행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합의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이란의 갈등 요인인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중동 내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이란의 핵무장을 반대하고, 무력을 써서라도 이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이스라엘 입장에서 미국과 이란의 이번 합의와 핵 협상 재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논평은 이런 이스라엘의 우려스러운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전언이다.
네타냐후 총리 측 반응에 대한 이스라엘 언론의 논평 요청을 받은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지난 10일 발언을 참고하라고 답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 석방을 대가로 풀리는 자금은 우리의 제재 하에서 인도주의적 목적으로만 사용이 허용된 제한된 계좌로 송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중동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고 러시아에 무인기(드론)를 공급한 이란에 대한 제재 실행이 미국인 석방 노력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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