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중국군의 잦은 무력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만군의 비용 부담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14일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군 소식통을 인용,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4월 미국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 등을 만난 이후 중국 군용기·함정 활동의 증가로 감시를 위한 대응이 늘어났다면서 "대만군이 중국군 감시를 위한 연료비 증가로 인해 연료비 연체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소식통은 8월 현재까지 대만군이 국영 석유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에 40억 대만달러(약 1천668억원)에 달하는 연료비를 연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연말까지 연료비 연체 금액이 계속 증가해 올해 연료비 사용액이 100억 대만달러(약 4천1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군 관계자는 "CPC가 국영 석유기업이어서 연체가 가능하다"며 행정원의 협조 요청과 국방예산, 예비비를 통해 필요한 유류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내년도 전력 유지비 가운데 연료비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만군이 대만 주변에 나타나는 중국 함정에 일대일로 대응하고 있다"며 1만t급 군함과 4천t급 군함의 일일 연료비가 각각 매일 400만 대만달러(약 1억6천만원)와 200만 대만달러(약 8천300만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올해 국방부의 전력 유지비 1천337억 대만달러(약 5조5천억원) 가운데 연료비가 70억 대만달러(약 2천920억원)로, 지난해 연료비보다 13억 대만달러(약 542억원)가 늘었다.
그러면서 대만군이 중국 군용기가 벌이는 '소모전'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긴급 대응 출격하는 대만군 전투기의 시간당 비용은 100만 대만달러(약 4천172만원)에 달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중국 전투기는 불과 수 분 만에 대만 섬에 닿을 수 있어 대만에서는 최근 중국군의 전례 없는 고강도 군사 압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일방적으로 선언한 경계선이다.
이후 중국과 대만은 암묵적으로 이 선을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겼지만, 중국은 최근 일련의 무력시위를 통해 이 선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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