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견에 국회 상임위 표류…강경성 차관 "미래세대에 부담 넘겨선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경주시, 기장군, 영광군, 울주군, 울진군 등 5개 기초 지방자치단체와 원자력 학계가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 특별법'(고준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와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 행정협의회는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대국민 심층 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주장했다.
행정협의회는 국내 원전이 위치한 경주시, 기장군, 영광군, 울주군, 울진군 등 5개 기초 지자체로 구성돼 있다.
토론회에서는 포화가 임박한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 건식 저장 시설과 관련한 주민 수용성을 높이고,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에 조속히 착수하기 위해 고준위법을 시급히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는 원전 지역 주민, 전문가, 유관 기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행정협의회장인 손병복 울진군수는 개회사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을 위해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국가적 사안"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해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에 필요한 고준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월성원전 및 건식 저장 시설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등을 관내에 둔 주낙영 경주시장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중간 저장 시설과 영구 처분 시설 확보를 위해 고준위법 제정이 절실하다"고 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고준위법은 여야가 함께 발의해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지금이 법 제정을 위한 최적기"라며 "우리 세대가 안전하고 저렴하면서도 청정한 원자력 에너지를 통해 얻은 혜택의 부담을 미래 세대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준위법은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표류 중이다.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고준위법에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 처분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 및 일정, 유치 지역 지원, 독립적 행정위원회 설치,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건식 저장 시설 설치 등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9차례의 법안소위 심의를 거치면서 고준위법 제정 필요성에는 공감해왔지만, 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의 용량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원자력안전법에서는 열 발생량이 1㎥당 2㎾, 반감기 20년 이상인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방사능 농도가 그램당 4천베크렐 이상인 핵폐기물을 고준위 방폐물로 규정한다. 사용후핵연료가 대부분 이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약 1만8천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자력발전소 내 임시 저장 시설에 수용하고 있지만 2030년 한빛 원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 상태에 들어가게 된다.
wi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