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와 대비되는 무심한 관광객·부동산 투기꾼 등 '눈살'
바이든 "최대한 조기에 하와이 방문"…'하와이 출신' 오바마, 지원동참 호소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발생 이후 일주일여 만에 사망자가 100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되는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은 진화 작업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행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수 이상의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수 있어서다.
CNN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15일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가 10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그린 주지사는 확인된 사망자 수가 90여 명이던 지난 14일 CNN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 산불이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라고 개탄하며 "앞으로 10일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연락두절자'가 확인된 사망자 수보다 많다는 이유에서다.
13일 기준으로 산불은 서부 해안인 라하이나 지역에서 85%, 중부 내륙 업컨트리·쿨라 지역에서 65% 진압되는 등 최악의 시기는 넘긴 듯 하지만 실종자가 많고, 사망자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이 극소수에 그치면서 악몽은 끝나지 않은 형국이다.
마우이섬의 노동자들 위주로 구성된 자원봉사 구조단은 자발적으로 실종자 수색에 팔을 걷어붙이는가 하면, 각종 구호 물품을 모으는 등 정부 역량의 공백 지대를 메우고 있다.
하지만 사랑과 우정, 연민, 평화 등을 포괄하는 하와이의 인사말 '알로하(Aloha)'에서 유래한 이른바 '알로하 정신'이 이번 재난 속에선 빛을 잃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NN은 15일 시신 수습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스노클링을 즐기는 관광객들, 상실감과 슬픔에 빠진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이익을 챙기려는 부동산 투기 업자 등의 이야기를 열거하면서 알로하 정신을 무색하게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 밀워키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가능한 이른 시점에 하와이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방문으로 구조와 인도적 대응에 집중되어야 할 시선이 분산될 수 있음을 감안해 아직 하와이를 직접 찾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현지 방문의 세부 일정, 날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와이 출생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4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에서 피해자들을 애도하면서 실종자 구조·수색 및 이재민 지원 노력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애도하는 마음과 기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우리는 희생자의 가족을 돕고 재건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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